4km 지점에서 딸에게 건넨 호르몬 !
- 운동과 호르몬의 마법 !
조성찬 기자입력 : 2026. 09. 30(수) 10:10

[에세이/CTN] 조성찬 기자 = 9월의 마지막 아침, 7시 30분. 딸 은성이와 신정호를 달렸다. 오늘은 은성이가 수원대학교 연기과에 두 번째로 도전하는 날이다.
서울 신림동 원룸에서 혼자 연기 공부를 하던 아이가 시험을 앞두고 집에 내려왔다. 아비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연기를 가르칠 수도, 합격을 보장할 수도 없다. 그래서 함께 달리기로 했다. 말 대신 발걸음을 맞추는 일. 태권도장에서 30년 가까이 아이들을 가르치며 배운 것 하나는, 몸이 먼저 풀려야 마음이 열린다는 것이다.
신정호 둘레길에는 1km마다 이정표가 서 있다. 8시 7분, 우리는 4km 지점에 섰다. 표지판 속 캐릭터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힘내세요^^" 수백 번 지나친 문구인데, 오늘은 그 말이 꼭 은성이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팔랑귀는 이럴 때 제일 먼저 움직인다.
달리고 나서 궁금해졌다. 운동하면 우리 몸에서는 무엇이 나올까. 찾아보니 이렇다. 엔도르핀은 몸이 만드는 진통제다. 최근 연구에서는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러너스 하이'의 주역으로 꼽힌다고 한다. 불안을 낮추고 평온을 주는 물질이다. 아침 햇빛 속 리듬 있는 달리기는 기분을 안정시키는 세로토닌을 부르고, 노르에피네프린은 집중력을 깨운다. BDNF라는 물질은 '뇌의 비료'라 불리며 기억과 학습을 돕는다.
희노애락도 결국 몸속 화학의 언어였다. 기쁨에는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있다. 분노에는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심장을 두드린다. 슬픔에는 세로토닌이 가라앉는다. 평온한 즐거움에는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이 함께한다. 물론 감정 하나에 호르몬 하나가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마음이 몸과 따로 놀지 않는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역U자 곡선'이다. 긴장이 너무 없어도, 너무 많아도 실력이 덜 나온다. 적당한 떨림이 오히려 무대 위 집중력이 된다는 뜻이다. 시험장에 들어설 은성이의 떨림도 나쁜 것이 아니다. 오늘 아침 달리기가 과한 긴장은 눌러 주고, 알맞은 긴장은 빛나게 해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하나 더 있다. 옥시토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 나오는 '유대의 호르몬'이다. 나란히 달린 4km는 "너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몸으로 전한 시간이었다. 나는 이것이 감선능후(感先能後)라고 믿는다. 먼저 느끼게 하면 능력은 뒤따라온다. 합격은 아이의 몫이지만, 마음이 먼저 편안하게 해주는 일은 아비의 몫이다.
소대장 시절, 전역하는 병사들에게 늘 말했다. 좋은 건 기억하고 나쁜 건 털고 가라. 오늘 은성이에게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다. 결과가 어떻든 오늘 아침 신정호의 햇살과 발소리는 좋은 기억으로 가져가라고.
은성아, 거의 다 왔다. 조금만 힘내라.
서울 신림동 원룸에서 혼자 연기 공부를 하던 아이가 시험을 앞두고 집에 내려왔다. 아비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연기를 가르칠 수도, 합격을 보장할 수도 없다. 그래서 함께 달리기로 했다. 말 대신 발걸음을 맞추는 일. 태권도장에서 30년 가까이 아이들을 가르치며 배운 것 하나는, 몸이 먼저 풀려야 마음이 열린다는 것이다.
신정호 둘레길에는 1km마다 이정표가 서 있다. 8시 7분, 우리는 4km 지점에 섰다. 표지판 속 캐릭터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힘내세요^^" 수백 번 지나친 문구인데, 오늘은 그 말이 꼭 은성이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팔랑귀는 이럴 때 제일 먼저 움직인다.
달리고 나서 궁금해졌다. 운동하면 우리 몸에서는 무엇이 나올까. 찾아보니 이렇다. 엔도르핀은 몸이 만드는 진통제다. 최근 연구에서는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러너스 하이'의 주역으로 꼽힌다고 한다. 불안을 낮추고 평온을 주는 물질이다. 아침 햇빛 속 리듬 있는 달리기는 기분을 안정시키는 세로토닌을 부르고, 노르에피네프린은 집중력을 깨운다. BDNF라는 물질은 '뇌의 비료'라 불리며 기억과 학습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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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노애락도 결국 몸속 화학의 언어였다. 기쁨에는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있다. 분노에는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심장을 두드린다. 슬픔에는 세로토닌이 가라앉는다. 평온한 즐거움에는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이 함께한다. 물론 감정 하나에 호르몬 하나가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마음이 몸과 따로 놀지 않는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역U자 곡선'이다. 긴장이 너무 없어도, 너무 많아도 실력이 덜 나온다. 적당한 떨림이 오히려 무대 위 집중력이 된다는 뜻이다. 시험장에 들어설 은성이의 떨림도 나쁜 것이 아니다. 오늘 아침 달리기가 과한 긴장은 눌러 주고, 알맞은 긴장은 빛나게 해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하나 더 있다. 옥시토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 나오는 '유대의 호르몬'이다. 나란히 달린 4km는 "너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몸으로 전한 시간이었다. 나는 이것이 감선능후(感先能後)라고 믿는다. 먼저 느끼게 하면 능력은 뒤따라온다. 합격은 아이의 몫이지만, 마음이 먼저 편안하게 해주는 일은 아비의 몫이다.
소대장 시절, 전역하는 병사들에게 늘 말했다. 좋은 건 기억하고 나쁜 건 털고 가라. 오늘 은성이에게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다. 결과가 어떻든 오늘 아침 신정호의 햇살과 발소리는 좋은 기억으로 가져가라고.
은성아, 거의 다 왔다. 조금만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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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찬 기자 sungsoi@naver.com
주경야독!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
한그루 푸르른 조선 소나무!
목원대학교 사회체육학전공 학사!
유원대학교 경찰행정학전공 학사!
순천향대학교 체육교육전공 교육학석사!
공주교육대학교 청소년교육상담전공 교육학석사!
공주대학교 교육상담전공 교육학박사 수료 !
남서울대학교 코칭학 박사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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