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속 섬이었던 '자양동', 한강을 향해 열린다

서울시, 49층 신통기획 재개발 확정
건대입구역·한강 잇는 '직주락(職住樂) 단지'로…광진의 도시 균형 새 모델 기대

가금현 기자입력 : 2025. 10. 15(수)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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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감도=서울시청 제공

[서울/CTN] 가금현 기자 = 건대입구역과 한강 사이, 주변 개발의 틈바구니에서 오랫동안 '도심 속 섬'처럼 남아 있던 자양동 227-147번지 일대가 마침내 변화를 맞는다.

서울시는 이 지역의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하고, 한강 조망과 지역 상권이 공존하는 광진구의 새로운 주거중심지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 “섬 같은 노후 주거지” 6개월 만에 신통기획 확정
자양동 227-147 일대는 건대입구역과 한강공원 사이에 위치해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뛰어난 입지임에도, 인근 ‘건대 스타시티’, ‘자양동 모아타운’, ‘우성1차 리모델링 단지’ 사이에 낀 노후불량 주거지로 남아 있었다.
서울시는 작년 말 이 지역을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하고, 올해 4월 착수한 신속통합기획을 불과 6개월 만에 확정했다.
완료된 계획에 따르면 이곳에는 최고 49층, 약 1,030세대 규모의 주거단지가 들어서며,‘한강 조망이 가능한 고품격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 한강을 향한 통경축, 190세대 ‘리버뷰’ 확보
서울시는 이 지역이 주변 고층 건축물로 둘러싸인 입지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한강 조망 특화 설계를 적용했다.
건국대학교와 한강을 잇는 폭 20m의 남북 통경축을 신설해 시각적으로 열린 공간을 확보하고, 상층부에는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형 주민공동시설을 배치했다.
이를 통해 약 190세대가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게 된다.

■ 도시경관과 조화되는 입체적 스카이라인
자양번영로를 따라 중저층 상가형 주동을 배치하고, 주변 주거지와 맞닿은 구역에는 중층 스카이라인을, 중심부에는 랜드마크형 초고층 주동을 배치하는 등 도시경관과 조화를 이룬 입체형 설계가 특징이다.
한강변이나 건국대학교 일감호에서 바라보더라도 자연스러운 스카이라인이 형성되도록 했다.

■ 기반시설·교통·복지시설 ‘미래형 자양동’ 청사진
서울시는 자양동 일대에서 약 1만 세대 규모의 대규모 개발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 공공 인프라 확충도 함께 계획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에 맞춰 **시니어센터(노인여가복지시설)**를 새로 짓고, 119안전센터를 추가 설치해 지역 안전망을 강화한다.
또한 기존 자양번영로의 노상 공영주차장을 철거하고, 공원 하부에 대체 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교통체계를 전면 개선한다.
이로써 자양번영로는 현재의 2~3차선에서 최대 6차선으로 확폭돼 교통 혼잡이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 지역 상권과의 ‘상생 리모델링’
서울시는 재개발 과정에서 자양번영로의 기사식당 거리 등 기존 상권이 사라지지 않도록 연도형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했다.
보행로 단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동서 간 공공보행통로도 신설, 보행자의 이동 안전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이는 “기존 상권을 지우지 않고 도시의 결을 살리는 재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신통기획 2.0 시대…12년 완공 목표
이번 자양동 227-147번지 일대 기획 확정으로 서울시 전체 224개 신통기획 대상지 중 135곳(약 23만7천 세대)의 기획이 완료됐다.
서울시는 2021년 도입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5년에서 절반으로 단축했으며, 새롭게 발표한 '신통기획 2.0'에서는 전체 사업 기간을 기존 20년에서 12년 이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직주락(職住樂) 도시의 새 모델 될 것”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자양동 227-147번지는 건대입구역과 한강을 잇는 도시축의 핵심으로, ‘직주락(職住樂)’이 공존하는 새로운 도시 주거 모델로 조성될 것”이라며 “주민들의 빠른 추진 의지가 더해져 인허가 절차 또한 신통기획 2.0을 적용받아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자양동의 섬’, 도시 균형의 시험대에 서다
이번 자양동 재개발은 단순히 한 구역의 주거 환경 개선을 넘어, 도심 과밀지와 한강변 저층지 사이의 균형 회복이라는 도시적 실험의 성격을 지닌다.
서울 동부권의 대표 생활축인 건대입구~한강 라인이, 자양동 재개발을 기점으로 ‘교육·상업·주거·문화’가 이어지는 복합 도시 축으로 진화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