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CTN]정민준 기자ㅣ금산군의회(의장 김기윤)가 최근 입법예고한 ‘가축사육 제한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둘러싸고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군의회가 축산농가의 요구를 반영한 ‘현대화 조건부 증축 허용’을 조례에 명문화하려 하면서도, 정작 인근 주민들에 대한 의견 수렴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아 일방통행식 입법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금산군의회는 지난 7월 15일부터 22일까지 7일간 해당 조례안의 입법예고를 진행했다. 조례안은 제한구역 내 기존 축사에 대해 일정 조건을 갖춘 ‘현대화 시설’로 인정받을 경우, 증축이나 이전 신축을 허용할 수 있도록 내용을 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증축의 범위를 구체화하고, 태양광 설치 등 에너지시설 부가를 허용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금산군의회 김기윤의장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과거 가축사육 제한거리(650m) 확대 당시 축산농가와 행정 사이에 오간 구두 합의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현대화를 통해 증축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있었으나, 해당 내용이 기존 조례에는 명시되지 않아 현장에서 증축을 둘러싼 민원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후속 보완 차원에서 조례를 개정하겠다는 것이 의회의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절차의 투명성과 형평성이다. 주민 설명회나 공청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고, 조례 개정으로 직접 영향을 받을 비(非)축산 주민들은 상황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입법예고 기간을 넘기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이해관계자가 분명한 사안을 해당 집단과만 협의해 조례를 바꾸는 것이 과연 정당한 행정이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개정안에 명시된 ‘현대화’의 정의가 축산 악취 저감이나 수질 개선 시설 설치 등, 사실상 기존 법률에서도 요구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점에서 “조례 개정의 실익이 특정 업종 또는 집단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조례안에서는 ‘1000㎡ 이하 면적의 증축 1회 허용’ 등 구체적인 증축 범위까지 명시됐으며, 건폐율 한계로 기존 부지에 증축이 어려운 경우 인접 부지 활용도 허용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특정 지역 또는 개별 축산 농가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으며, ‘표심 달래기용 입법’이라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금산군의회가 주민 갈등을 우려하기보다는 축산단체의 이해를 먼저 고려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산군 주민 김(금성면·65·남)씨는 "갈등과 불신을 키운 채 강행되는 조례는 결국 지역사회의 분열만 초래할 뿐이라는 점을 의회는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산군의회가 이번 조례 개정안을 강행한다면, 축산업 보호는커녕 지역 내 갈등과 행정 불신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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