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CTN]가금현 기자 =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대산 공단은 울산과 여수에 이어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우리나라 3대 화약고라 할 수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몇 년간 발생한 크고 작은 사고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사고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지역주민과 기업뿐이다.

지역주민들은 화학 공장과 담벼락을 맞대고 있던가 대문을 마주 보고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고에 대해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기업은 입주민과 가까이 있어 사고 발생에 따른 부담을 늘 안고 있기에 경영에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장과 인접한 주민들의 안전성 확보와 기업의 원할한 경영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정부 그리고 충남도와 서산시가 앞장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산시의회 안효돈 산업건설위원장의 주장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지난 서산시의회 임시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지역주민의 안전과 기업의 활성화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안을 제시했다.

그는 대산공단의 환경안전사고를 획기적인 예방과 개선을 촉구했다.

안효돈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대기업, 억대 연봉 언뜻 보아도 참 화려해 보이고 선망의 직장이지만 그 이면엔 나름대로 그에 상응하는 이유와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LG화학사택 뒤로 공단 굴뚝이 보인다.

이어 "그들은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요? 공장으로부터 1.5㎞ 지점에 엘지화학 사택이 있고, 300m 지점에 현대오일뱅크 사택이 있으며, kcc사택은 아예 공단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지만, 악취가 심해도 화학 사고가 발생해도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도 못하며, 같은 마을은 보상을 받아도 저들은 얘기조차 꺼내지 못한다"고 했다.

대산석유화학공단안에 위치해 있는 KCC사택

또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디에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을까요?"라고 묻고 "공단의 조성과 함께 학생 수가 늘어났고 이를 수용하기 위하여 공장으로부터 1.5㎞ 지점에 대진초등학교를 3㎞지점에 명지중학교를 설립했으며, 공단은 쉬지 않고 확장하였고 노동자 수도 많이 늘어났지만 저 학교들의 학생 수는 얼마나 늘었을 까요?"라고 반문 한 뒤 "2004년 689명으로 개교한 대진초등학교는 점점 줄어 현재는 47명, 같은 해 개교한 명지중학교는 487명에서 현재 118명으로 학생 수가 줄어 폐교의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보다 좋은 환경, 보다 많은 편의시설, 보다 좋은 교육환경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화학 공장의 특성상 숙련된 노동자가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주거지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를 볼모로 공장 가까운 곳에서 가족과 함께 살라는 것은 더욱 바람직하지 않다"며 "30년 전 건축된 공단의 사택을 이제 보다 쾌적한 장소로 옮길 때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곳은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 공단과 약 10㎞ 정도 떨어진 곳에 대산택지개발지구가 있다"면서 "700세대 아파트가 있고 원룸과 주택이 들어서고 새로운 상권도 형성된 곳이며, 인근에 안산공원이 있고 머지않은 장래에 문화체육시설이 추가 조성될 예정지로 서산시는 이곳과 연접하여 2차 대산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안산공원 조성사업 그리고 기업의 사택 부지와 연계하여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요 재원은 대산읍 독곶리에 건립 중인 CGN대산전력 발전소와 한화에너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와 관련한 특별지원금 84억 원과 대산공단 한복판에 노른자위처럼 자리 잡고있는 대산매립장 잔여 부지를 용도 폐기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공장용지로 매각하고 그 대금을 사용하면 별도의 서산시 재정부담 없이 조성가능하다"고 했다.

또 "조성되는 대산택지개발지구와 대산공단을 연결하는 오지-기은리를 관통하는 약 2km의 도로를 확·포장하면 출퇴근길 정체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약 90억 원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서산시가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2년이면 개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안효돈 의원은 "장기계획으로 추진 중인 대산우회도로가 대산읍 시내권을 패싱한다는 우려를 보완 할 수도 있고, 대산공단의 중소기업들이 당진시로 이전하고 노동자들 역시 당진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산공단 인근 지역의 정주기능 강화는 인구유출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의 역외유출을 막기 위하여 조속히 시행해야 할 사업"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 A는 "안효돈 의원의 주장은 공장 인근 지역주민은 물론 대산읍 발전을 위해 근시안적인 해결방안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지역개발로 환경과 안전 등의 문제점을 바로 잡아가자는 것으로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안 의원은 대산택지개발사업과 관련 공장 직원 가족의 문제만 거론한 것이 아니라 공장 인근 지역에서 환경문제로 고통받는 전 주민을 포함한 이주대책으로 주민들에게 환경과 안전 그리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현재보다는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계획이 관철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충남도, 서산시, 서산시의회, 지역주민 등이 한목소리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줄 때 탄력을 받아 이뤄질 수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까지 대산공단의 팽창과 함께 이뤄진 이주대책은 단 한 건도 성공을 거두지 못해 평생을 함께한 이웃 주민들과 뿔뿔이 흩어지는 아픔을 겪어 왔기에 이 같은 계획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