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엄용덕 경위 = 금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어느덧 20년이라는 기간 동안 경찰관이라는 직업으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수많은 사건을 처리 하면서 살아왔다.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슬프고 보람도 느끼고 잘못을 하면 반성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가정폭력 전담관이라는 직무를 행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고 있다.

처음 가정폭력이라는 업무를 시작했을 때는 가정안의 일이라고 안일하게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이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가를 느끼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날 112신고를 통해 들어온 사건을 하나씩 되짚어 가면서 모니터링을 하는데, 나의 작은 말 한마디에 가정 내 희망을 주고, 아니면 떠 큰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가정은 언제부터 인지 가정폭력에 대해 너무 관대하게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맞을 짓을 했겠지. 남의 일에 웬 참견이야' 등 우리 스스로 아무렇지 않게 생각을 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동안 폭력에 시름시름 앓다가 병들어 버린 우리들의 가정이 하루 하루 늘어나고 있다. 가정폭력의 원인은 알콜중독, 의처증 등이 主를 이루고, 가정 내 아동학대의 경우에는 아동을 자신의 소유물로 인식한 행위자의 화풀이 대상으로 폭력을 휘두른다.

이처럼 늘어나는 가정폭력!

우리는 지금 가정폭력을 학교폭력·성폭력·불량식품과 같이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반드시 근절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어제는 가정폭력 사례회의를 하면서 아동학대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가정의 사례를 들어 아동의 슬픔을 공유하고 관계기관과 지원방안 등에 대해 논의를 했다.

또 가정폭력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했다.

가정폭력, 아동학대의 경우 가장 강력한 제지 수단은 무엇일까? 몇 번을 만나 상담을 하고 자제를 요청해도 듣지 않는 가해 행위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방법은 하나다. 이제 국가가 강력한 개입을 해야 한다. 폭력의 원인인 알콜중독, 의처증에서 스스로 헤어 나오지 못한다면 이제 국가가 나서야 한다. 경찰관이 사법권을 동원해 입건을 하고 가정보호 사건으로 처리를 하는 경우 모니터링을 해 보면 행위자가 많은 자제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 이제 국가가 나서야하고 우리 경찰관들이 앞서서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처를 한다면 그나마 행위자들의 폭력을 제지할 수 있다.

가정폭력은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경찰관들의 적극적인 대처로 예방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한성진 기자 handumok@hanmail.net 한성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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