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상기후에 맞서는 농어촌공사의 스마트한 재해관리

가금현 기자입력 : 2025. 06. 10(화)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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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학 배 한국농어촌공사 서산태안지사장

[기고/김학배 한국농어촌공사 서산태안지사장] 2024년은 인류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절감한 한 해였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24년의 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약 1.55℃ 상승하여,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역시 2024년 해수면 평균 온도가 21.1℃로 역대 최고라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는 폭염, 가뭄, 홍수 등 기상이변이 일상화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2024년 7월과 9월에는 전국 곳곳에서 기습적인 폭우가 발생했다. 7월 17일, 서울과 경기 북부에는 시간당 1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동부간선도로가 통제되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 마비가 발생하였다. 9월 21일에는 경남 창원과 부산 지역에 하루 300mm 이상의 폭우가 내려 900명 이상이 대피하고 다수의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었다. 이러한 국지성 강우는 농촌 지역의 농작물 침수 등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였다.

이처럼 한반도의 강우 양상은 총 강수량 변화보다도 지역 간 편차와 시간당 집중도 면에서 더욱 극단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비가 집중되면서, 과거의 경험 중심 대응 방식으로는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수자원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수처리 인프라 확충, 기후적응형 물관리 정책 도입, 물 사용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 교육 등을 병행하며, 자연재해 예측 시스템과 재해 대응 인프라 고도화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농업용수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서산태안지사는 사물인터넷(IoT)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여 용수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수문 및 펌프를 자동 제어하는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써 수요 기반의 정밀한 물 배분과 용수 절약이 가능해지고, 가뭄 시기에는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TM/TC(무인 원격 자동배수 시스템)은 집중호우 발생 시 현장 출동 없이도 배수장과 배수문을 통합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수위 데이터 기반 자동 가동 기능을 갖추고 있어, 재해 발생 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으며, 현장 인력의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는 핵심 대응 인프라로 작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어촌공사는 지역별 작물 수요를 정밀 분석한 맞춤형 용수 공급 모델도 확산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물 공급의 효율화를 넘어, 가뭄과 홍수의 양극화된 기후 위험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며, 탄소 저감과 지속가능한 농업환경 조성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예고가 아니라, 우리 삶의 기반을 뒤흔드는 현재의 현실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스마트 기술과 현장 맞춤형 전략을 결합한 물관리 체계를 고도화함으로써,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지키고 농촌이 지속가능한 삶터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농어촌이 기후위기 속에서도 회복력 있는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공사는 그 중심에서 끊임없이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