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속에 가려지는 학교폭력

가금현 기자입력 : 2015. 05. 19(화)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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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행 순경>

[기고/허기행 순경 = 서산경찰서 소원파출소] 4대악 척결과 관련 4대악 중 하나인 학교폭력이 큰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다수의 성인들은 철없는 아이들의 장난 정도로 치부하며 '애들끼리 좀 싸울 수도 있지',' 학생이라 아직 철이 들지 않아서 그렇지 본성은 착한아이야' 와 같이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이 매우 관대하다.

하지만 이런 인식으로 인하여 대다수의 힘이 약하거나 개성이 남다르거나 하는 학생들이 폭력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따돌림을 당하며 그 정도와 횟수가 극심한 폭력과 장난 과정에서 숨을 거두거나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2013년 설문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 중 도움 요청 유무에 여부에 대하여는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가 49.2%로 거의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본인 혼자서 감수하려는 경향을 보였고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그렇다’라고 대답한 피해학생이 42.1%에 달하였다.

피해학생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자신이 당하는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인식의 부재이다. 물리적 유형력 행사인 금품갈취, 단순폭력, 집단싸움, 성폭력은 물론 간접적인 유형력 행사인 불량서클 결성, 장난을 빙자한 가혹행위, 하기 싫은일 시키기, 상대안하기, 집단 따돌림 등 역시 학교폭력의 유형에 해당 하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행정적 징계뿐만 아니라 형법 등 형사처벌, 소년법상 보호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하여야 한다

둘째, 도움을 청한 사실을 가해학생이 알게 되어 자신에게 보복을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상담 요청을 받은 개인 또는 기관이 피해학생의 입장과 상황을 가볍게 판단하여 가해학생이 상담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 가장 최우선시 되는 것은 피해학생의 안전이며 피해학생의 처지에 맞는 맞춤형 도움을 주어야 한다.

셋째, 자신의 처지를 상담하여 봤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피해학생들이 '어른들이 뭘 알아','그냥 형식적인 얘기뿐일 거야' 등의 생각으로 도움요청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가해자를 단순히 벌한다는 사무적인 태도가 아닌 진심으로 피해학생에게 공감하고 눈높이에 맞춘 도움이 필요하다.

당사자들 사이에서 원만하게 해결되거나 가족이나 친한 친구의 도움을 얻어 학교폭력의 문제를 해결 한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전국 모든 경찰관서는 피해학생을 향해 문을 열어두고 있다. 우리 경찰에서는 기존 부처별로 분산되어 있던 학교폭력 신고전화를 경찰청의 ‘117’로 일원화 하고 통합적으로 운영하여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고 또한 117채팅신고 어플리케이션 '117Chat'를 통해서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접수된 학교폭력 신고는 학교폭력전담경찰관이 피해학생의 상황과 맞춰 심도 있는 맞춤형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학교폭력으로 고통을 받는 모든 학생이 위와 같은 도움의 손길이 있음을 인지하여 경찰관들의 도움을 받아 행복한 학창시절의 추억을 쌓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