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ctn]이재필 기자 = 충남 태안군 볏가리음포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이 체불임금 등의 문제로 노동자와 한국농어촌공사 서·태안지사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 사업의 시공을 맡은 동보건설이 고용한 장비관련노동자들이 체불된 임금을 조속히 지급하라며 시행사인 한국농어촌 서·태안지사에 항의 방문하고 법정소송에 들어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한국농어촌 서·태안지사가 시공사인 동보건설에 장비대와 인건비 등을 직불처리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이 1년여가 넘도록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농어촌 서·태안지사가 총 공사비 7억여원을 들여 발주하고 동보건설에서 수주해 시공했지만, 노동자들의 임금뿐만 아니라 장비대 등도 지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노동자들은 "지난해 9월 한국농어촌 서·태안지사 측이 시공사에 장비대 및 인건비 등에 대해서는 직불처리하겠다는 공문을 보내놓고도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법원의 지급명령 판결문을 받아오면 지급하겠다던 약속마저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농어촌공사의 갑(甲)질 횡포를 중단하고 체불된 인건비를 조속히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측은 "보증사인 건설공제조합과 정산이 끝나지 않았고 시공사인 동보건설이 50%의 공정률도 마치지 못했다. 이미 시공업체에 공사 선급금이 지급된 상태에서 나머지 공사 대금 잔액에는 압류가 들어와 있고 공사가 중단된 상태에서 임금 체불액을 무조건 지급해 줄 수는 없으며 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므로 항소한 후 최종 판결에 따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앞서 농어촌공사 측은 취재진과 태안군청 공무원이 배석한 자리에서 "노동자들이 법원에 제기한 소에서 지급 판결이 내려지면 체불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한, 한국농어촌 서·태안지사에서 동보건설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본 공사를 준공처리함에 있어 본 공사에 투입된 인건비 및 자재대, 장비대 등에 대하여는 우리 공사에서 직불 처리하여 민원발생을 사전에 방지할 계획이오니 이점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명시돼 있다.

한편 노동자와 한국농어촌 서·태안지사의 팽팽한 입장 대립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체불 임금 지불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