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월의 주홍빛 가을하늘

임종복 기자입력 : 2014. 11. 19(수) 12:09

가가

[기고/ 최창배 시민기자] = 타인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며 오로지 내 감정만을 쏟아내지 말고, 그동안 잊어버렸던 것들에 대한 감성에서 빠져나온 손실에 민감하지 말고, 충실에 대한 확률이 높다는 것을 기대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비록, 불쾌하거나 지루하다고 하지 말고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내어 감정과 이성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 조절하는 능력과 조율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아 자신을 통제할 줄 아는 것이 자신을 정화시키는 역할이 아닌가 한다.

언제나 해맑은 얼굴에 해탈의 눈빛으로 반가움으로 받아들일 때, 한 편으론 위안을·한 편으론 쓸쓸함을 감추지 못하지만, 이 아름다운 시월의 가을날에 나풀거리는 나뭇잎에 눈길을 주는 마음을 헤아려봄은 저물어가는 햇살마저 튼실해보임은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잎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지역의 가로수로는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불로장생이라고 일컫는 소나무는 해수욕장 길을 반듯하게 지키고 있고, 가로수 양 쪽에서 긴 팔을 늘어뜨려 서로 만나길 간절히 원하는 사랑과 희망 나눔의 상징인 메타스콰이어나무는 원형로터리에서 성주산으로 가는 길과 여기저기 여러 곳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고, 누구에겐가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경이·자애·소박함이 꽃말인 노란 꽃을 흐드러지게 피고, 긴 더위와 비바람을 이겨내고 덩그러이 가지 끝에 진한 홍시를 간직한 감나무 가로수, 봄이면 화사하게 분홍색 또는 하얀색 꽃잎이 유명하고 진짜 봄을 맞는구나하는 무렵이면, 어김없이 나무를 뒤덮는 꽃이 아름다운 결박, 정신의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 벚나무가 있다.

그 중에서 유독 감나무가 눈에 띤다. 유실수로써 뿐만이 아니고, 보는 이로 하여금, 시나브로 감이 익어가는 모습을 창밖에서 바라보며 차를 한 잔 마실 때는 저절로 행복감에 젖기도 한다.

야트막한 언덕배기에도, 온갖 차들과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어귀에도 어김없이 자리하고 있어 제법 운치 있고, 작지만 그늘도 만들어준다.

얼기설기 보일 듯 말 듯 서러움을 극복하기 위해, 차디찬 눈보라도 뙤약볕 내리쬐는 한 여름에도, 사람들 마음속에 무수히 간직한 채 가을을 맞이한다.

그래서 서서히 익어가는 탐스런 감을 볼 때마다 훈훈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조그마한 고욤나무처럼 생긴 것부터 단감, 곶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풍성함을 바라보면, 그들이 가져다주는 버팀목과 같은 힘과 달달하고 맛깔스런 후함이 더할 나위 없이 고맙다.

초록빛에서부터 시작하여 적갈색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쳐 채색되어가는 모습이 환상적이기도 하고, 자연의 생기 있고 환한 모습이 있기에 더욱 더 반가운 명품이 아니던가?

한 사람 한사람의 만남과 더불어, 거리에서 만나는 정으로 감싸고 있는 그들의 정겨움의 꽃의 피움이 아닐까 한다.

이제, 오늘보다 내일이 또 기다려지기에, 내년에는 더 큰 성숙한 모습으로 반겨주지 않을까?

아무리 국화가 아름답고, 벚꽃이 예쁘지만 비록 지금은 초췌한 모습으로 아스팔트길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지만, 곧 연둣빛 초록으로 다시 태어날 날을 기다리고, 내일을 기약하기에 오늘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맛깔스런 생명을 생생하게 이어질 멋진 날들이, 십일월의 푸르른 가을하늘아래 정겨움을 향한 진풍경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