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ctn] 공정거래위원회가 국회 김영환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공정위 퇴직자들의 전관예우 재취업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직자윤리법에 4급 이상 퇴직공무원 퇴직 후 2년간은 소속부처 업무와 관련 있는 업체 등에 취업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2012년 이후 공정위 퇴직자 11명 중 10명이 유관단체와 업체에 재취업했다.

공정위 고위공무원 출신 퇴직자가 단체장으로 재취업한 직접판매공제조합, 공정경쟁연합회, 상조보증공제조합은 모두 공정위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업자단체들이다.

또 3명은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에, 4명은 엘지, 케이티, 에스케이, 롯데, GS 등 대기업의 고위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법무법인으로 재취업한 공정위 퇴직자들이 공정거래법 위반업체에 대한 심판에서 대거 사건대리인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가 김영환의원에게 제출한 '부당공동행위(담합)사건 대리인현황'에 의하면, 지난 5년간 대리인을 선임한 총 653건 중 절반 이상인 338건을 공정위 퇴직자 혹은 공정위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대리인들이 맡은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2009년에는 89건 중 32건, 2010년에는 156건 중 96건, 2011년에는 178건 중 104건, 2012년에는 165건 중 62건, 2013년에는 65건 중 44건 등이다.

이들 대리인은 12개 법무법인에 소속된 22명으로서, 한 명이 여러 사건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령 공정위 심판관리담당관을 거쳐 2002년 퇴직한 오모 대리인은 H법무법인 소속으로 16건의 사건을 맡았고, 행정사무관으로 2007년 퇴직한 구모 대리인은 B법무법인에서 98건, 하도급국장 출신인 임모 대리인은 S법무법인 소속으로 10건을 맡았다.

공정거래법상(제2조 정의) 대리인이란 사업자의 이익을 위한 행위를 하는 자라고 되어 있다.

공정위 위원(비상임위원의 경우 등)이 사건을 심의할 때 자신이 속한 법인이 사건 당사자의 대리인으로 관여되어 있을 때는 사건을 맡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더구나 '공정거래위원회 퇴직공무원 윤리규정'(제4조 사건의 관여금지)에는, '퇴직공무원은 재직 시 관여한 사건이 소속기업의 업무와 연관된 경우에는 해당 사건에 대해 수임, 대리, 자문을 해서는 안된다'라고 되어 있다.명백히 윤리규정 위반소지가 있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들의 재취업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법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환 의은"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정위 사건대리인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고 대리인자격 심사를 엄격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