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ctn]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안'을 의결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전면 무효화를 주장하며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지난 12월19일 서울시의회는 경기도 광주시에 이어 세번째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안'을 가결, 조례공포 절차를 거치면 내년 3월부터 시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교육현장에서는 학부모·교원단체 및 종교계를 중심으로 전면 무효화운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으로, 재의 요구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인권조례 저지 범국민연대'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촉구하면서, 교원 설문조사 '시민 서명운동'헌법소원 검토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인권조례안의 주요내용은 ▲직·간접체벌 전면 금지 ▲물리적·언어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두발·복장 전면 자율화(학교 교칙으로 제한 가능) ▲교내외 집회 자유 보장(전국최초허용) ▲성적(性的)지향과 임신·출산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소지품 검사·압수 금지, 휴대전화 허용 등이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교과부는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서울시교육청의 소관 업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학교의 자율권 침해·상위법(초증등교육법시행령) 위배 소지 등을 거론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내용 검토를 진행중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신중한 입장으로, 향후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로부터 조례안을 이송 받은지 20일 이내인 내년 1월9일까지 조례를 공포하거나 재의 요구를 해야한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상반된 견해
□찬성 입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기존의 우려가 상당히 과장돼 있고 교권을 침해한다는 주장 역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학생인권 의식조사'에 의하면, 학생인권조례제정에 교사의 88.7%와 학부모의 87.6%가 찬성으로 이는 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와는 상반된 결과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학생인권보장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대세이며 진보적인 사회를 향한 첫걸음으로, 조례제정은 학생인권을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구체화하여 실현하는 것"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 2007년 '학생인권법'을 제정했고, 일본은 종합조례형태로 아동인권 보장, 세계 각국에서는 아동권리구제기구로서 옴부즈퍼슨·옴부즈만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례제정을 찬성하는 한 주민은 "학생들에 대한 체벌이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교사들의 감정적 폭력으로 변질되는 것이 빈번해짐에 따라 다른 훈육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 입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 관계자는 "조례가 시교육에 가져다 줄 긍정·부정적 효과와 여타 시도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의회는 공청회 등 충분한 여론수렴과정을 거쳤어야 함에도 이를 생략했다"면서 "가장 교육적 판단을 해야 할 사안을 당론으로 밀어 부친 것은 교육의 정당예속화의 신호탄으로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비난했다.

고교생 자녀를 둔 한 주민은 "교사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조례를 시행 한다는 것은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무시하는 처사"라며 "체벌금지 등 순수한 학생 인권신장은 기존 조례를 보완함으로써 충분히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학생인권조례제정을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에 반대76%, 찬성17.4%, 잘모르겠다6.3%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