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ctn]신동호 기자 = 충북 도지사가 주장하는 '강호축'이 자칫 KTX세종역 신설의 명분만 만들어 주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권 의원 17명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일명 '세호추'를 결성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이 제언해 충북 패싱 논란이 일었던 '세종 경유 호남선KTX 직선화 추진 의원 모임'이다.

이날 세호추는 현재 진행중인 평택~오송 간 KTX복선화 예비타당성 조사에 천안~세종~공주~호남으로 이어지는 신설 노선안의 예타 조사도 포함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키로 했다.

이를 두고 이날 결성된 '세호추'는 강호축에 견주는 '세호축'으로 명명했다.

KTX 세종역 신설과 호남 직선 신설노선, 강호축 구축에 공조한다는 개념의 가칭 '세호축'이란 브랜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도 지난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충북도 국정감사에서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이 제시한 강호축 신설로 인한 오송분기역 교통수요 분산론이 작용한 것으로 본이다.

앞서 지난 8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 비공개 자리에서 이 대표는 "강호축도 지지하고 나섰는데 왜 세종역은 안 되냐"고 빅딜을 제기해 충북도민들의 공분을 산바 있다.

그런데 강호축은 박근혜정부 시절 KTX 오송분기역을 중심으로 한 국가 X축 철도망 계획에서 따온 것으로 이미 국가철도망계획에 있었던 것이다.

어차피 추진했어야 했지만 충북선 철도 고속화를 위한 일부구간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나오지 않아 보완작업을 벌이던 중이었다.

이를 빨리 추진하려는 조급함에 충북도가 목포에서 충북을 거쳐 강원을 연결하는 강호축을 인접 8개 시·도와 함께 추진하기 위한 '강호축'이란 브랜드를 제언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강호축'이 호남권 의원들에게 '세호축'이란 명분을 통해 결국 예타가 나오지 않던 세종역 신설에 대한 출구를 만들어준 셈이 됐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호남권 의원들은 이날 강호축 개발 주장이 '립 서비스'에 그치지 않게 하려 국회 예결위 등 내년도 예산심의 과정에서 X축 신(新)철도 비전에 대한 예산을 요구키로 했다.

세호추는 이와 함께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KTX세종역 추진을 위한 국무총리, 기재부 장관, 국토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이들은 국내 유일의 KTX 호남고속철과 경부고속철의 분기역인 오송역의 위상을 유지하면서도 세종역을 우리나라 철도의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세호축'을 제언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오송역을 우리나라 철도산업클러스터의 핵심기지로 추진하려던 충북도의 정책과 배치된다.

이를 두고 충북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예타 까지 확보하고 예산확보에 지지부진했던 중부고속도로 확장 때문에 제2의 경부고속도로에서 출발한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청주경유를 양보하더니 이젠 국가철도망계획에 이미 있는 국가X축 철도망을 '강호축'이란 브랜드로 치장해 포퓰리즘적 공약을 내세워 '다 차려 놓은 밥상을 빼앗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세호추 공동대표는 김동철·주승용·유성엽 의원, 간사는 이용호·윤영일 의원이 각각 맡았다.

또 이날 세호추 결성 모임에는 여·야 4당과 무소속 등 호남권 의원 17명이 참석했다.

정당별로 민주당 송갑석 의원, 바른미래당 김관영·김동철·주승용·박주원·정운천 의원, 평화당 정동영·장병완·박지원·유성엽·최경환·황주홍·김경진·이용주·정인화 의원, 무소속 이정현·이용호 의원 등이다.
이들 의원은 호남권 의원 28명 가운데 60%(17명)에 해당한다.

하루 앞서 충북출신 의원들이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입장 발표를 아낀 것과 대조적이라 지역정치권의 안일한 대응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