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ctn]가금현 기자 = 서산시가 공장증설 인허가를 내주면서 받고 있는 주민 의견수렴이 '눈 가리고 아웅 식'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환경유해물질을 배출할 우려가 있는 공장의 경우, 주민들이 납득할만한 설명회를 통해 주민의견을 수립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주민 의견수렴을 받아들여 지역주민 간 갈등마저 조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17일 서산시 대산읍 평신(독곳리)1로 595-8번지 내에 A업체는 공장증설 승인신청을 위해 주민의견 제출서를 서산시에 제출했다.

첫 번째 제출한 주민의견 검토의견을 보면 △공장 사업설명회를 통해 원료 및 생산과정과 완제품에서 발생 우려되는 환경유해물질 발생 사항 등의 자료를 주민들에게 공개, 주민 불안감을 해소시킬 것 △유해환경오염저감대책 및 화학사고예방 대책 매뉴얼을 만들어 운영할 것(민, 관, 사 참여) △상기 사항 및 상생협약서(2013.5.14.)내용 준수 확약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과 상생의지가 없는 기업이라면 지역 입주업체도 절대 받아드릴 수 없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5일 뒤인 22일 다시 제출 된 주민의견 검토의견은 ▲공장 사업 설명회를 통해 주민 불안감 해소 ▲유해환경 물질 취급 및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음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공장 운영의 문제를 해소하고 생상발전 하기로 함 ▲주민과의 협의 및 지역발전을 위해 협조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게다가 위의 내용은 마을 회의를 거쳐 작성한 것이며, 제출은 이장이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이 같은 사실은 알지도 못한다"고 일침을 가하고 "주민의견수렴에 어떠한 내용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들은 이어 "서산시 관계공무원들은 눈을 감고 있는 것인가 아님 주민을 무시하고 공장 증설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냐"며 항변하고 "주민의견 수렴이 5일 만에 정반대로 올라왔다면 뭔가 문제 즉 의심 또는 의혹이 가는 부분은 없었는지 확인할 필요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의견 제출서를 주고받은 5일이란 시간동안 공장 사업 설명회를 개최해,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공장 운영의 문제 해소, 상생발전, 주민과 협의 및 지역발전 위해 협조키로 한 부분에서 어떤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협의했는지 밝혀야 한다.

일부 주민들은 "이 공장 증설과 관련된 문제는 하나 둘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서산시는 주민의견수렴과 관련해 주민 사업 설명회는 언제 어디서, 몇 명의 주민이 참여했는지, 유해환경 물질 취급 및 관련 매뉴얼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어떤 주민과 대화를 통해 공장운영의 문제를 해소하고, 상생 발전키로 했고, 공장 측은 지역 주민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협조키로 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해 주민들이 제기한 의혹을 말끔히 씻어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서산시가 앞장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주지 못할 경우 주민 간 갈등만 깊어지는 것은 물론 서산시의 행정에 불신만 쌓여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서산시는 5일 만에 뒤바뀐 주민 의견 제출서를 참고해 공장 증설을 승인했다는 것은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서산시 관계자는 "이곳 공장 증설 건은 주민 의견수렴을 법적으로 반드시 거쳐야 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다만 주민과 사측이 원만하게 협의가 이뤄져 상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민의견 제출서를 받게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5일 만에 의견이 180도 바뀐 것은 사측이 주민들을 위해 그만큼 노력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서산시는 대산석유화학단지내에 위치한 한 대기업의 공장 증설과 관련 주민의견 수렴 중 분쟁이 발생, 최근 주민들이 집회를 준비하는 등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어 주민의견 수렴 사실 확인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