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ctn]가금현 기자/이재필 기자 = 서산시와 태안군에 걸쳐져 있는 천수만 B지구 간척지에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으로 수확을 앞둔 벼가 말라죽어 가고 있어 풍성한 한가위를 맞이해야 할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8월 중순부터 이른 벼를 중심으로 잎마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이삭이 나오고 벼가 익어갈수록 증상이 악화돼 벼전체가 말라 죽는 논들이 속출하고 있다.

9월 7일경 수확한 조생종벼를 실측한 결과 예년보다 수확량이 20~50%가량 적게 나왔으며, 이를 B지구 전체 논면적(약 3,200ha)으로 환산할 경우 피해액이 약 120억여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늦게 모내기를 하거나 이삭이 늦게 나온 논일수록 잎마름 증상이 적게 나오지만 생육후기로 갈수록 잎마름 증상이 심해지는 양상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면적과 정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천수만AB지구경작자연합회(회장 이종선)은 지난 21일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에서 관계기관 담장자 및 충남도의회 맹정호, 정광섭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 본격적인 추수가 시작되기 전에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하고 "특별재해지역 지정 요청, 피해벼 전량 수매, 피해 농가 지원책 마련, 담수호 수질 개선 및 모니터링, 농작물재해보험 제도 개선 및 재해보험 적용 등"을 촉구했다.

이종선회장은 "육십 평생에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며 "2010년 곤파스로 큰 피해를 입어 수년간의 노력으로 허리 좀 펴고 살려나 했더니 또 다시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어서 어느 해보다도 우울한 추석을 보낼 거 같다"면서 "이 상태로라면 내년농사도 어려울거 같다.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적정한 피해 보상이 이뤄지고 가뭄피해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종합적인 대책 마련 및 제도 개선을 바란다"고 했다.

서산시는 지난 23일 이완섭시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 피해상황을 살피고 대책마련을 약속했으며, 태안군도 관계공무원이 현장에서 농민들과 만남을 갖고 다각도로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또 서산시의회(의장 장승재의원)소속의원 13명 전원이 현장을 방문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태안군과의 공조 체계를 수립해 효율적인 대책마련에 나사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2010년 곤파스의 영향으로 상당수의 농지가 재해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잎마름 증상의 원인이 흰잎마름병일 경우 보상이 가능하지만 염해로 인한 피해일 경우 보상이 어렵다는 것이 보험사측의 입장이며, 농민들은 염해일지라도 가뭄으로 인한 것인 만큼 자연재해로 보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어서 보험 혜택여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A지구 간척지도 방조제 인근 논들에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있어 피해지역이 점차 확대되어질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