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ctn]가금현 기자 = 한서대학교 연극영화학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상대책위) 소속 학생들이 지난 19일 학교 측의 일방적 '연기전공 폐과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해미읍성 밖에서 펼쳤다.

비상대책위에 따르면 한서대 측은 지난 2월 해당 학생들에게 어떠한 통보나 동의도 없이 연극영화학과 연기전공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기전공 학생들은 이 같은 사실을 지난 4일 수시모집요강을 통해 처음 알게 됐고, 11일과 15일 학교 측과의 면담 후에야 연극영화학과 연기전공을 폐지하고 영화영상학과를 신설한다는(40명→25명 인원감축) 사실을 들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연기전공 폐지를 정부의 방침이라는 이유로 해당 학생들에게 어떠한 알권리도 말 할 권리도 보장하지 않은 채 학교 측과 학과 교수들의 의견으로만 결정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이 커진 다음에도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니 안심하라며 시간 끌기에 바쁠 뿐, 학생들의 의견과 입장은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고 주장했다.

이어 대책위는 "연기전공 학생들의 공통된 의견은 현행 상태 유지나 연극과의 신설 등 순수 연극 무대를 지키는 것인 만큼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행정소송까지 불사 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우리 같은 4학년이야 한 학기만 있다가 졸업하면 끝이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연극한다고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은 무슨 죄가 있느냐? 400백만 원이 넘는 수업료 내고 연기를 배우러 온 학생들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갑자기 방송 카메라를 잡으라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비상대책위와 학교 측은 오는 22일 다시 만나 해결책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양측의 의견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정부가 대학구조개혁사업 일환으로 부실대학을 지정발표하고, 대학 인원감축 정책을 추진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자 각 대학에서는 취업률이 저조한 예술계열, 인문사회계열 전공을 폐지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률, 재학률 등의 평가기준은 지방대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이어서 지방대의 공동화 현상을 초래 할 수 있으며 '순수 학문분야의 쇠퇴를 촉진할 수 있는 무책임한 정책'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한서대학교연극영화학과는 2011년부터 사)한국연극협회 서산지부와 함께 지역 연극 공연문화 발전을 위해 지속적 협력을 구축하고 있으며, 지역향토 문화축제인 닻개백제내포축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지역문화 예술 발전의 첨병'이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

올해에도 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에서 공연되는 '천주교 마당극 호야별곡'과 닻개백제내포축제의 '닻개백제사신행렬 공연 퍼포먼스'를 연기과 학생들과 함께 준비 중에 있어, 한서대의 일방통행식 폐과 결정이 관계자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승일 (사)한국연극협회서산시지부장은 "지역 연극공연문화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학생들의 아름다운 열정들이 기성세대들의 근시안적 행정과 이윤추구에 의해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지역과 중앙의 문화 예술인들은 이런 잘못된 사회적 풍조에 대하여 경종을 울려야 시점이 도래한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