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래/국립대전현충원 실무관]여름의 한가운데에 다다른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에는 지난 6월의 분주함 대신 싱그러운 나뭇잎 사이로 새들의 지저귐이 넘치고 풀잎 위에 맺힌 영롱한 이슬로 가득하다.

마치 전원 속에 와 있는 듯한 기분도 잠시뿐 묘역에 안장되신 전사자의 비석을 마주하는 순간 전장에서 사라져간 그들의 이름 위로 치열했던 6·25전쟁의 총성이 들리는 듯하다.

올해로 정전 61주년. 한국전쟁이 멈춘지 61년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전이란 휴전으로 적대행위는 일시적으로 정지되나 전쟁상태는 계속된다는 의미로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유엔군 총사령관 클라크, 북한 김일성, 중공군 펑더하이의 서명으로 정전협정이 체결되었다.

이로써 6·25전쟁은 정지되었으나 국토는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둘로 분단되었다.

지난해 국가보훈처에서 6·25전쟁 및 정전 60주년 계기 국민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20대 이하의 23.2%가 전쟁을 모른다고 답했다.

결과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세대들이 6·25전쟁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전이 된지 벌써 두 세대가 흘렀고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니 지난 60년이라는 세월이 우리의 의식과 행동양식까지 변화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 땅 위에서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한국전쟁 참전용사 있었기 때문이고, 또 오늘날 대한민국이 기적과 같은 성장과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것은 수많은 국내외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아닌가?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그분들의 희생에 감사하며 평화를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7월 27일은 6·25전쟁 정전협정일을 기념하고 아울러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희생과 위훈을 기리는 날이다.

우리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기꺼이 피로써 목숨을 바치신 6·25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혼이 잠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대한민국의 오늘을 존재하게 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그리고 유엔참전용사들의 고귀한 정신을 느껴보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다시는 이 땅 위에 6·25전쟁과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유엔참전용사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흘린 피가 헛되지 않았음을 지금 우리가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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