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8월 18일 보령경찰서 상황실 야간근무 중, 오전 2시경 다급한 한 통의 전화가 울렸다.

"원산도 부근에서 고기를 잡던 중, 기계고장으로 배 안에 바닷물이 차오르고 있다. 모두 6명이 타고 있는데 구해 달라"는 구조요청 신고였다.

즉시, 해경에 신고내용을 전파했고 이 후 출동한 해경에 의해 소중한 생명들이 구조됐다.

이와 같이 112신고 전화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는 생명선과도 같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112신고 전화가 허위신고와 장난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월호 참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4월 17일 박모(여)씨는 '아는 남자가 세월호에 갇혀 있으니 살려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고 112 신고를 했다.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유족들은 혹여나 하는 마음에 가슴 졸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는 곧 장난전화로 밝혀졌고, 유족들은 다시 한 번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이뿐 아니다. 지난 20일 부산에서는 도피중인 '유병언 회장이 밀항을 준비하여 감천항 인근 모텔과 음식점에 머물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고, 경찰은 대대적인 수색을 하였으나 결과는 어처구니 없게도 술을 마시고 허위신고를 한 50대 남성으로 밝혀져 즉결심판에 넘겼다.

'경찰이 얼마나 빨리 오는지 보려고 신고했다'는 게 그 이유란다.

분명 112는 무엇인가 절실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분노와 절망, 슬픔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뜩이나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잃고 살아갈 의욕마저 잃은 유족들과 국민을 상대로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 459명의 세월호 승객을 저버린 선장과 무엇이 다른가?

이제는 화가나서, 장난삼아 무심코 한 112 허위신고로 인해 가족을 잃은 유족과 국민들이 상처를 받아서는 안 된다.

임종복 기자 imjbpr@naver.com 임종복 기자 입니다.

• CTN 신문사 블로그
• CTN 네이버 블로그
• CTN 방송
• CTN 페이스북
• CTN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