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CTN]정민준 기자ㅣLH 대전충남지역본부가 한남대 캠퍼스혁신파크 내 산·학·연 혁신허브 입주기업 모집을 시작했다.

표면적으로는 ‘도심융합특구 연계’, ‘혁신 생태계 조성’,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이 내세워졌지만, 정작 현장의 시선은 그리 따뜻하지 않다. 혁신의 본질보다 ‘공공 브랜드를 활용한 부동산 공급’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캠퍼스혁신파크 사업은 대학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창업기업과 연구기관이 협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실제 운영은 공간 임대 중심으로 흘러가며, 사업의 핵심 가치였던 ‘산학연 협력’은 기대만큼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대학과 지역 청년, 기업 간의 실질적인 연계보다는 입주공간의 공급과 관리에 행정력이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LH는 “주변 시세의 70~80% 수준으로 저렴하게 임대공간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단순한 비용 절감만으로 혁신 생태계를 이끌 수는 없다. 공공이 추구해야 할 것은 공간 제공이 아니라 협력의 구조다. 청년 창업 지원, 기술 이전, 지역기업과의 연계 등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

또한 일부 대학 관계자들은 “캠퍼스 이름을 내걸었지만, 실제 학교 구성원이 참여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가 부족하다”며 "공공사업이라면 투명한 절차와 참여의 개방성이 필수인데, 사업 추진과정에서 구체적인 정보 공개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대학생 김모 씨는 “혁신파크가 들어서면 창업기회가 늘 줄 알았는데, 결국 기업 사무실만 늘고 있는것을 우려하고있다”며 “대학 이름을 이용한 부동산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혁신의 이름을 빌린 공공의 사업이 실상은 ‘혁신의 외피를 쓴 부동산 장사’라면, 이는 공공의 역할을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다. LH가 진정한 혁신을 말하고 싶다면, 건물보다 사람, 치적보다 신뢰를 먼저 세워야 한다.

LH가 진정 지역균형발전과 청년창업을 이야기하려면, 보여주기식 개발이 아닌 사람 중심의 생태계 구축으로 시선을 옮겨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혁신허브’라는 이름조차 공허한 구호로 남을 것이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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