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CTN]정민준 기자ㅣ대전시의 대표 축제인 ‘0시 축제’가 시 예산뿐 아니라 시금고와 공기업, 민간기업의 협찬금까지 동원된 우회 재정 구조로 운영된 정황이 드러났다.

정치권에서는 “비영리 외피를 쓴 관제 기부”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감사원 감사 추진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국회의원(전북 익산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따르면, 대전시가 제출한 자료 분석 결과 이장우 시장 취임 이후 최근 3년간 ‘0시 축제’에 투입된 시비는 총 124억 7천만 원에 달했다. 외부 협찬과 기부금을 합치면 누적 재원 규모는 160억 원을 넘어선다. 이 중 시금고 협찬금이 11억 5천만 원, 공기업 협찬금이 5억 원, 민간기업 기부금이 19억 9천만 원이었다.

공동주관 단체인 ‘대전사랑시민협의회’는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등록돼 있으나, 실제로는 대전시가 설립한 ‘대전사랑운동센터’와 동일 대표·사무실을 사용하며 근무지도 시청으로 확인됐다. 협의회로 유입된 기업 출연금은 2022년 0원에서 2023년 8억 9천만 원, 2024년 6억 5천만 원으로 급증했지만, 복지사업 비중은 같은 기간 60%에서 4%로 급감하며 대부분이 축제 운영비로 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기부금품법'과 '대전광역시 기부심사위원회 운영 조례'는 민간 협찬·기부금 수령 시 사전 심의를 의무화하지만, 대전시는 2022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기부심사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대전시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체결한 협찬 계약으로 심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적국 해명했다. 하지만 협찬 계약 대부분이 시 지정 행사대행업체를 통해 이뤄져 계약 근거와 대가 산정 문서가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협찬 기업 중에는 하나은행과 한국수자원공사 등 시금고와 공기업이 다수 포함돼, 행정권력에 의한 ‘관제 모금’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병도 의원은 “시비, 금고 협찬, 공기업 후원, 기업 기부가 뒤섞인 불투명한 재정 구조는 행정 투명성의 근본을 흔드는 문제”라며 “국회 행안위 차원의 감사원 감사 청구와 재정 점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방정부의 대표축제가 사실상 ‘행정 주도형 모금 행사’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 속에, 공공행사의 투명성과 책임성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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