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조합장 겸직, 제도 있으나 마나 '고양이 앞에 생선'

임미애 의원, S군농협 사례로 본 농협 경업금지 조항의 구조적 허점 지적

가금현 기자입력 : 2025. 10. 24(금)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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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애 의원

[정치/CTN]가금현 기자= 농협 조합장의 경업(競業) 금지 조항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조합장 당선 이후에는 경쟁관계를 해소하지 않아도 제재나 검증 절차가 전무한 현실이 드러난 것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현행 농협법상 임원은 농협과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에 관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선거 후보자 시점에만 적용되고, 당선 후엔 ‘지도를 권고’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비판했다.

그 허점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가 바로 S군농협 조합장 사건이다.

이 조합장은 2023년 3월 취임 후 불과 8개월 뒤인 같은 해 11월, 농업회사법인 A의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A는 ▲농산물 생산·유통·가공·판매 ▲농작업 대행 ▲축산물 판매 등 지역농협의 주요 사업과 직접 경쟁관계에 있는 법인이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이 사실을 노동조합의 문제 제기 전까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S군농협 노동조합이 지난 2025년 8월 기자회견을 열어 사안을 공개한 뒤에야 K본부가 조합장에게 '사내이사직 사퇴'를 지도하는 수준의 조치를 취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S군농협이 하나로마트 내 직영 정육 매장을 임대로 전환한 이후, 해당 매장을 운영하게 된 업체 대표가 과거 A 사내이사 출신인 것으로 확인돼 이해충돌 및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다.

임 의원은 "중앙회가 이를 지역 문제로만 치부하지 말고, 지도·감독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경업금지 조항이 후보자 등록단계에서만 작동하고 임기 중에는 아무런 제재가 없는 현행 제도는 실효성이 없다"며 "중앙회 차원의 상시 관리·검증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특히 "조합장의 겸직·경업 여부를 사전 신고하도록 하고, 중앙회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이해충돌 방지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조합장 선거 이후 방치되는 사각지대를 없애지 않으면 부패, 내부 특혜, 조합원 불신이 계속될 것"이라며 법 개정 추진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