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CTN]정민준 기자 ㅣ세종시의회 상병헌 의원이 25일 열린 제84회 임시회에서 어진동 데이터센터 추진 문제를 두고 “주민 동의 없는 일방 추진은 갈등만 키운다”며 입지 적정성 재검토와 제도 보완을 강하게 요구했다.

상 의원은 “어진동 데이터센터 건립을 두고 주민들이 한 달째 시청 앞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며 “단순한 민원이 아니라 전력·소음·전자파·교육환경 등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 유럽, 일본 모두 도심 내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갈등이 심화돼 공청회 의무화, 입지 제한, 마스터플랜 수립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안양, 용인 등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사업이 주민 반대에 부딪혀 철회된 바 있다.

세종시가 추진하는 어진동 데이터센터는 40MW 규모로, 세종시 전체 전력 사용량에 맞먹는다. 상 의원은 “공랭식 냉각으로 연중 열수증기를 배출하고, 반경 500m 내에 학교와 주거시설이 밀집해 있다”며 “교육·주거환경 침해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권 기여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집현동 네이버 센터 근무 인원은 120명에 불과해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미미하다”며 “데이터센터는 고용창출 효과도 크지 않고, 오히려 상권 위축과 부동산 시장 축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 의원은 주민들의 요구가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주거밀집지역이 아닌 외곽으로의 이전”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울산 미포산단 AI 데이터센터처럼 산업단지 등 외곽 입지가 바람직하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세종시의 제도적 미비점을 꼬집으며 “용인시는 건축위원회 심의를 의무화하고, 고양시는 주거지역 내 입지를 제한하고 있다”며 “세종시는 여전히 법적 기준만 충족하면 허용된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민호 시장을 향해 ▲주민 요구에 따른 외곽 이전 가능성 ▲입지 선정 기준 마련 등 제도적 보완 필요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상 의원은 “어진동 데이터센터는 ‘대형 데이터센터’로 분류되는 시설”이라며 “주민 동의 없는 추진은 행정 불신만 키운다. 명확한 기준과 주민 설득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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