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CTN]정민준 기자ㅣ"안녕하세요, 하이트 진로에서 나왔는데요, ‘켈리’ 한 병을 시키시면 소정의 사은품(사탕, 비타민,젤리 등)을 드립니다. ‘켈리’ 한 병만 카운터에 주문해 주세요"

40대 회사원 A는 새해부터 근무를 마치고 후배가 기다리고 있는 대전시청 근처 모식당에 도착해 이러한 행위에 불쾌했다는 것이다

'술 좀 사 달라'는 식으로 '앵벌이'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이다.

직장 7년 차인 B는 "예전에는 술을 만류하는 숙취해소제 영업을 펼쳤다 하지만 술자리를 찾아다니며 ‘술 좀 사주세요‘ 음주를 부추키는 행위는 건강을 해치는 음주 습관을 조장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20대 C는 "낯선 자리라 대놓고 거부 의사를 내비치기 곤란했다"며 "오히려 하이트 진로(참이슬, 테라, 켈리) 주류를 꺼리는 분위기가 됐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논란의 소지가 있는 앵벌이 판매전은 못 먹는 술을 강요당하거나 안 먹어도 되는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다는 조언이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4월 선보인 ‘켈리’의 연말 매출이 떨어지면서 점유율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주력 제품인 ‘테라’도 주춤했다.

코로나19 전후로 회식 횟수가 줄고 술을 강요하는 문화도 사라지는 추세이다.

하이트 진로가 사은품으로 제공한 사탕, 비타민,젤리로 영업을 하며 서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난이다.(사진/ⓒ정민준 기자)

서울시가 전문 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서울에 살고 있는 만 18세 이상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코로나19 이전 야간활동의 대부분이던 회식이 감소했다는 답변이 64.4%로 조사됐다.

연간 10억병의 판매량을 자랑하는 ‘테라’에 신제품 ‘켈리’를 합세해 맥주 시장의 왕좌의 자리를 뺏어오는 것이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의 나머지 지분을 뺏어오는 중대한 임무속에 지난해 4월 4일 ‘켈리’를 출시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카스의 벽을 넘는 데는 실패했다. 신제품 한맥 때문이다.

한맥과 오비맥주는 지난해 강압적인 회식에 반대하는 내용의 광고를 공개하면서 ‘자발적 음주문화 지향 취지’와 역발상과 의외성을 노려 이목을 집중시키는 '한맥'의 파격적 광고 문구가 화제가 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켈리는 지난해 9월까지 소매점 매출 1193억원을 기록하며 1113억원의 아사히(롯데아사히주류)를 제치고 3위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켈리에 힘입어 카스와 맥주시장점유율 격차를 전년동기 21.7%에서 16.9%까지 좁히는 데 성공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테라와 켈리를 중심으로 맥주 시장 1위 탈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익명의 하이트 진로 관계자는 "엔데믹이 되면서 회식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인데 부추키는 주류 선택의 강압적인 자리보다는 부드럽고 자발적인 음주 문화를 지향해야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