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창고]有短取長(유단취장)
-한성진 CTN교육신문 편집국장
한성진 기자입력 : 2021. 07. 26(월) 10:20
[만물창고/CTN]조선의 실학자 성호 이익 선생은 사물의 원리를 관찰한 '관물편'에서 단점이 있어도 그 속에 있는 장점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성호 이익 선생 댁 마당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한 그루는 대봉 감나무지만 일 년에 겨우 서너 개 열렸고 다른 그루는 많이 열리지만 땡감 나무였다.

마당에 그늘도 많이 지고 장마 때면 늘 젖어있어 마당 마를 날이 없었다.

둘 다 밉게 여긴 성호 선생이 톱을 들고서 한 그루를 베어 내려고 두 감나무를 번갈아 쳐다보며 오가고 있었다.

그때 부인이 마당에 내려와 말했다.

"이건 비록 서너 개라도 대봉시라서 조상 섬기는 제사상에 올리기에 좋죠. 저건 땡감이지만 말려서 곶감이나 감말랭이 해두면 우리 식구들 먹기에 넉넉하죠."
그러고 보니 참 맞는 말이다.

성호 선생은 둘 다 밉게 보았고, 부인은 둘 다 좋게 보았다. 밉게 보면 못 났고, 좋게 보니 예쁜 것이다.
단점 속에서 장점을 취한 부인의 말을 들은 성호 선생은 톱을 창고에 넣고 나오면서 웃었다.

'하하하, 유단취장(있을有, 짧은短, 취할取, 길長)이구나.'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취할 것이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 어떤 사람이든 장점만 갖고 있는 사람은 없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데 장점은 보려 하지 않고 보이는 단점만 지적하여 그를 나무라고 비난한다면 그 사람의 장점은 빛을 잃고 더욱 의기소침해질 것임이 분명하다.

有短取長(유단취장)이라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볼 줄 알고 취할 줄 알아야 한다. 성호 이익 선생이 들려주는 양면을 모두 볼 줄 아는 통섭(統攝)의 가치관이다.

이 같은 통섭의 가치관을 심어줘야 하는 곳이 바로 교육자다. 실제로 지난 과거와 현재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인격 형성은 물론 진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 교육자이다.

교육자의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교육현장에서는 실천되지 못한다.

이제라도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장점만 보고, 단점에 대해 미워하지 말고 단점 속에서도 장점을 찾아 내줄 수 있는 교육자가 많았으면 좋겠다.

단점 속에 장점을 찾아주는 교육자는 진정한 스승일 것이고, 단점 속에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학생은 새로운 꿈을 꾸고 도전할 것이다.
한성진 기자 handum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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