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취자 그것은 경찰력 뿐만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해하는 것이다.

가금현 기자입력 : 2016. 03. 18(금)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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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 건 순경 = 서산경찰서 서부지구대]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는 자리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 의례 술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고 만성적인 음주는 폭언이나 폭행을 일으킬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우발적인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주취자 소란에 대한 법 적용에 관대하였으며 대응 또한 소극적이였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음주문화로 인한 것입니다.

인생사에서 힘든 과정을 술과 함께 조금이라도 잊어 보려 하는 것은 이해한 다면 이해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경찰관이 친구나 가족처럼 편안하고 친절하게 대해주면 자신이 취중이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행동에 대해 조금이라도 미안해하고 마음이 풀려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경찰관도 같은 국민의 입장 얼마든지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관에게 지켜야 할 선을 넘는다면 엄정한 법의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공무중인 경찰을 상대로 주취자들이 시비, 난동, 폭행 행위를 하는 일은 시간이 갈수록 늘으면 늘었지 전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경찰관서에서 특히 야간에 처리하는 신고사건 중 80%가량이 음주로 인한 주취자 신고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주취자들의 경찰관 개인에 대한 모욕 및 관공서 내에서의 행패와 소란으로 실제로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112 신고 건수가 많기로 유명한 서산경찰서 서부지구대의 경우, 초봄으로 쌀쌀한 날씨에도 거리에 나와 새벽 시간대까지 음주를 즐긴 후 길가에 쓰러져 잠드는 등 이성을 잃은 주취자들을 가족에 인계하거나 보호하는 업무가 요즘 지구대업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을 추스르지 못하는 주취자를 안전하게 귀가시키거나 보호하는 업무는 치안봉사자로서 경찰의 당연한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대나 관공서를 찾아 이유 없이 술주정을 하거나 시비를 걸며 난동을 부리는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주취자가 져야 한다.

택시 탑승 후 기사와 시비가 붙어 신고를 받고 찾아온 경찰관에게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을 부리거나 소란스럽게 하며, 정복을 입은 경찰관의 멱살을 잡거나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는 일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에게 깨진 유리창을 집어 던진 사례도 있습니다. 이에 따른 공권력의 낭비와 공백은 고스란히 주민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법질서 확립과 사회적 비용 손실을 막는 차원에서라도 경찰관 개인에 대한 모욕, 공무집행 방해, 관공서 주취 소란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 병행하여 정신적인 피해에 따른 지급 명령을 신청함으로써 주취 소란자에 대한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는 엄정한 경고 메시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치안의 최일선부서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들은 공권력의 상징입니다. 국민 모두가 지금보다 한층 더 성숙된 준법의식을 토대로 주취폭력, 공무집행 방해사범, 관공서 주취소란에 대한 엄격한 제재가 당연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들 사범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공권력을 바로 세우는 길이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을 만드는 길이다.

국민들도 주취자 처리로 인한 치안인력 낭비로 인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경찰력이 가장 필요한 곳에 집중될 수 있도록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면 하는 것이 현장 경찰관들의 큰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