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그릇된 성교육, 우리 아이들을 그르치다

가금현 기자입력 : 2016. 03. 17(목)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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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린아 순경 = 서산경찰서 성연파출소] 최근 밀양 집단 성폭행사건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성폭력은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임을 입증하였다. 십 여 년이 지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있고 피해자 역시도 큰 상처를 입은 채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성폭행은 큰 사회문제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성범죄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으며 가해자의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경찰청 통계결과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대 강력 범죄로 검거된 10대(만10세~만18세) 1만3846명 중 강간 등 성범죄가 전체 강력범죄의 70%를 차지하여 10대 성범죄가 심각한 수준임이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청소년 범죄 발생건수는 다소 감소세를 보인 반면 강간·추행 등 성범죄는 13%나 증가세를 보였다.

갈수록 흉악해지고 증가하는 청소년 성범죄와 대응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더불어 지난해 7월 천안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던 중학생 10명에 대해 법원이 전원 징역형을 선고했다.

더욱더 엄하게 처벌해야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지만 일선에서 일하는 경찰관의 입장으로는 강력한 처벌하는 것은 물론 예방과 보호정책에 좀 더 무게를 실어주고 싶다.
어쩌면 되풀이될지도 모르는 ‘밀양성폭행사건’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에 능한 요즘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으로 쉽게 음란물을 접한다. 성인 인증 없이도 불법으로 음란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친구들, 선후배 간에 음란물을 공유한다. 청소년 중 80%가 음란물을 경험하고 그 중 5%는 실제 행동에 옮긴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음란물의 특성상 청소년들은 학교에서의 교과서적인 성교육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언제까지 아이들의 자극적인 음란물 노출을 방관할 것인가. 인터넷에 떠도는 무분별한 음란물로 우리 아이들을 교육할 수 없다.

아직도 우리나라 성교육은 매번 같은 내용으로 되풀이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간 진행하는 성교육이 어휘만 다를 뿐 비슷한 이야기를 거듭한다는 점은 우리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 성교육보다 학교 밖에서 접하는 자극적인 성 지식에 더 호기심을 두게 하는 원인이다. 또한 교과서에 나오는 생물학적인 내용, 질병에 관한 것, 성충동이 일어날 때 운동을 통해 성에너지를 전환하라는 것 등 주입식 교육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올바르지 못한 성교육은 성인식의 잘못된 고착화에 단단히 한몫을 한다.

성범죄는 근절되어야 한다.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노출된 청소년들에게 감추고 숨기는 것보다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올바른 성 관념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이상 감추기만 할 것이 아니다. 성범죄 가해자 대부분이 잘못된 성인식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올바른 성의식을 갖기 위한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성교육과 함께 성범죄 관련 교육도 받는다면 대처 능력을 높이고, 성폭력을 줄일 수 있다. 계속되는 성범죄를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것을 넘어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성교육을 시작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