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가금현 기자입력 : 2016. 03. 02(수)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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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육상민 경장 = 서산경찰서] 얼마 전 일이다. 지구대 사무실에서 성인 남성 한 명이 경찰관들과 컴퓨터 모니터를 주의 깊게 응시하고 있었다. 전혀 이런 곳과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순진하게 생긴 남성은 연일 고개를 저으며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다.

내용인 즉, 남성은 전날 새벽에 만취하여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다 지구대 내 보호조치 된 상태로 자신을 부축해 주던 경찰관과 시비가 되어 경찰관의 멱살을 잡고, 집기를 던지는 등 행패를 부려‘관공서 주취소란’으로 입건되었다.

처음에 남성은 자신은 전혀 그런 기억이 없다며 부정하다가 지구대 내 CCTV에 녹화된 난동부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영상 속 남성의 모습은 현재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동일 인물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난폭한 모습이었다.

동종의 범죄로 처벌 받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아마 위와 같은 사례와 동일할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만취하여 부끄러운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을 것이고, 그 때마다 '술 때문이야', '술을 끊어야지' 하면서 자기 위안을 삼으며 매 순간을 넘기곤 한다.

하지만 이젠 단순한 실수라기에 주취소란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엄격해 졌다. 2013년 5월 이후 법이 개정되면서 기존에 단순한 소란행위 경범죄로 처벌하던 것을 6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이 가능하게 되었다.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까지 가능할 만큼 국민 정서 및 입법자들에게도 술은 엄격한 법 집행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법 개정은 주취자에게 빼앗긴 치안 수요와 일선 경찰관들의 업무적 부담을 조금이나 줄이게 되었고 치안 요소를 필요한 곳에 집중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보나 나은 치안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위의 남성처럼 뒤 늦게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과거 행적을 부정하고 아닌 척 해봐도 이미 엎질러진 물처럼 벌어진 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옛말이 있다. 되돌릴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하기 전에 올바른 음주문화와 마음가짐을 가지고 더 이상 술로 인해 범죄자가 되는 사람이 없는 그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