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둘만이 아닌 모두의 문제, 데이트폭력

가금현 기자입력 : 2016. 02. 23(화)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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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현섭 경장 = 충남지방경찰청 제1기동대] 최근 충북 청주에서는 1년간 교제한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통보한 데 격분하여 집으로 불러 2시간 넘게 감금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하려다 실패하여 경찰에 검거된 사례가 있었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스토킹이나 감금, 폭력 없이 관계를 정리하는 ‘안전 이별’이라는 키워드가 화제가 될 만큼, 한 때는 연인 사이의 사랑 싸움으로 치부되었던 ‘데이트폭력’범죄가 이제는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데이트 폭력(Dating abuse)은 서로 교제하는 미혼의 동반자 사이에서 둘 중 한명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폭력의 위협 또는 실행을 말한다.

데이트 폭력의 양상은 물리적·언어·정시적 폭력, 성폭행, 성희롱, 협박, 스토킹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모든 인종, 연령, 경제수준, 사회 계층을 막론하고 발생하고 있다.

수면 위에 떠오른 데이트 폭력은 새롭게 등장한 범죄 유형일까?
아니다. 그간 꾸준히 반복돼 왔으나 애써 외면해 온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다.

부부사이에 폭력은 '가정폭력'으로 규정하여 처벌해 왔지만, 남녀사이에 폭력은 현재 별개의 규정이 없다. 또한 데이트 폭력이라는 법적 용어도 없다. 그동안 이 행위에 대해서 특별히 특별법을 만들거나 여기에 대해서 조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연인의 범죄경력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클레어법'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데이트폭력을 규정할 수 있는 법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모르는 사람이 때리는 것과 아는 사람이 때리는 것은 확연히 다른 행위이다.
오히려 연인 간의 싸움은 관계 특성상 감정이 통제되지 않을수록 폭력의 강도 또한 높아지기가 쉬우며, 작은 다툼에서 갈등이 싹트는 경우가 많아 사소하게 생각할 수 있는 스토킹 행위가 커져 데이트 폭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

데이트 폭력의 빈도와 수위를 낮추려면 폭력보다 수준이 낮은 스토킹 행위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문제 삼고 예방해야 한다.

현재 경찰에서는 '연인간 폭력(데이트폭력)'을 해결하기 위하여 2016.2.3. ~ 3.2까지를 데이트 폭력 집중신고기간으로 정하여 신고·제보를 받고 있다.
신고방법은 112로 신고하거나 스마트폰 ‘목격자를 찾습니다’ 어플이나 사이버경찰청, 국민신문고 등을 통하여 신고하면 된다.

데이트폭력.
'연인 사이에 폭력은 무슨. 아는 사이 잖아'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연인끼리의 사적인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범죄라는 인식 하에 주변을 둘러보자.
오늘도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바로 내 옆의 소중한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