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ctn]정민준 기자 = 한국도로공사의 외주 영업소 퇴직자 수의계약이 국회와 감사원의 연례적인 지적에도 여전해 안하무인 식 자기 식구 챙기기가 도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수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충남 공주시)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영업소 외주화 추진계획'에 따르면 2014년에 입찰 및 계약 예정인 53개소의 영업소 가운데 27개소를 수의계약으로 퇴직자들에 몰아주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2014년 8월까지 외주 대상 49개소 중 30개소를 수의계약해 계획보다 더 많은 영업소가 퇴직자에게 돌아갔다.

연도별로는 2010년 외주 대상 영업소 27개소를 모두 수의계약 했고, 2011년 30개소 중 21개소, 2012년 79개소 중 55개소, 2013년 51개소 중 33개소를 수의계약으로 퇴직자에게 특혜를 주었다. 매년 공개입찰 비율이 조금씩 높아지고는 있으나 올해에도 공개입찰 비율은 39%를 넘지 못했다.

또 전국 335개 영업소 중 264개소가 도로공사 퇴직자가 운영하는 것으로 나나타나 공개입찰로 계약해도 대부분은 퇴직자가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공사의 '영업소 외주화 추진계획’ 자료에 따르면 영업소 수의계약의 목적으로 공사조직활성화 및 경영효율화를 도모를 꼽았다. 즉, 고임금 장기근속자의 조기퇴직 조건으로 영업소 운영권을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영업소 수의계약 신청자격은 15년 이상 근속 일반직 직원으로 잔여 정년이 2년 이상 남은 직원이다. 영업소 운영기간은 정년의 잔여기간으로 최대 6년까지이다. 수의계약자 선정 기준은 직급이 높고 정년이 많이 남은 직원, 입사일이 빠른 직원 등이다. 또 심사기준표 상 배점에서도 근속년수가 100점 만점에 35점을 차지하고 있어 도로공사의 조기퇴직 조건부 외주화 계획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2008년 영업소 외주업무를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할 것을 지적했고, 2011년과 2013년에도 퇴직자와 수의계약하지 않도록 요구했으나 도로공사는 감사원의 지적을 무시한 채 계속해서 외주 영업소를 수의계약하고 있다.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 및 혁신에 관한 지침｣ 제22조의 규정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은 원칙적으로 일반경쟁을 거쳐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토록 되어 있으나 도로공사는 이를 철저히 어기고 있는 것이다.

'영업소 외주화 추진계획'에서 도로공사는 공개입찰 병행으로 경영의 투명성 및 대외 신뢰도를 제고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는 수의계약으로 인한 퇴직자 몰아주기가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2013년 감사원은 외주계약을 한 영업소 중 경쟁입찰 영업소의 평균 낙찰률은 83.78%인 반면 수의계약 영업소 낙찰률은 89.43%로 오히려 용역비가 높았다고 지적해 도로공사의 영업소 외주화를 통해 경영효율화를 도모하겠다는 주장을 무색케 했다.

또 퇴직자들이 수의계약으로 이에 대한 이윤뿐만 아니라 자신을 사무장으로 등록해 인건비까지 챙기면서 근무를 게을리 하고 있으나 도로공사는 퇴직자라는 이유로 적절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현 의원은 "매년 반복되는 국정감사와 감사원의 지적도 무시한 채 외주 영업소를 수의계약으로 강행하는 도로공사의 행태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면서 "도로공사는 도를 넘은 자기 식구 챙기기를 즉각 중단하고,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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