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ctn]정민준 기자 = 공정성과 객관성이 가장 중요한 부동산 감정평가제도의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일부 감정평가사가 의뢰인의 입맛에 맞게 부동산 가격을 왜곡 평가하는 하면, 공기업 직원에게 뇌물을 주는 등 각종 비위사건에 잇달아 휘말리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태원 의원(새누리당, 경기 고양덕양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08년부터 2014년 8월 현재까지 총 39명의 감평사가 뇌물공여, 명의신탁, 사기죄 등 경제범죄를 저지르다 적발되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사유를 분석해보면, 한국토지공사(현 LH공사)와 경기도시공사 직원에게 뇌물을 건네다 적발된 감평사는 총 30명이다. 이중 뇌물공여금액이 확인된 10명의 비위 감평사가 경기도시공사 직원들에게 건넨 뇌물 총액은 1억81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허위 감정평가의 사례금 명목(배임수재)으로 돈을 받은 감평사는 3명으로 이들이 받은 뇌물금액은 7,998원이었다. 사기죄로 5,000만원을 편취한 감정평가사도 있다.

이들 감평사들의 비위 행위 당시 소속법인을 보면, 태평양이 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한ㆍ가온이 각각 4명, 나라ㆍ건일ㆍ경일이 각각 3명 등 순이다.

징계종류별로는 31명이 업무정지(15일~1월)를 받았으며, 8명의 자격
등록을 취소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이 민간 감정업체의 감정평가를 조사한 결과 부실 감정이 65%를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2년 이후 한국감정원이 민간 감정업체를 대상으로 시행한 감정평가 적절성 여부 조사(타당성조사) 결과 40건의 조사 결과 중 부적정 평가가 11건, 미흡 11건, 다소 미흡 4건 등 부적정이 26건을 차지했다. 적정 평가를 받은 민간 감정업체는 13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감정원은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이 의뢰하는 감정평가만을 담당하고 사적 감정평가 부분은 2009년부터 시작해 2012년 3월부로 100% 민간에 이양했다.

하지만 민간업체의 부실감정이 계속 지적되자 국토교통부가 타당성조사를 시행했고, 그 결과 65% 이상이 평가액을 속이는 등 부실하게 평가를 해 온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1년에 40만 건의 감정평가가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부실 감정으로 발생한 피해액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이날 김태원 의원은 "일부 감평사들이 잇따라 비위에 휘말리자 감정평가 제도에 대한 신뢰도는 곤두박질하고 있다"며 "비위 감평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감정평가는 과세표준이 되는 공시지가를 조사하고, 국가에 수용되는 토지의 가격을 산출하는 공정한 과정으로 감정평사서의 신뢰도는 투명한 부동산 거래의 근간이다"며 "최근 한남더힐 등 민간감평업체의 부실감정을 예방하기 위해 감정평가업자가 감정평가서 발급시 감정평가서와 관련서류를 감정평가정보체계에 등록을 의무화하여 감정평가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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