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ctn] 기업들이 담합과 내부거래 등 불공정 행위를 하고도 과징금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그동안 기업 봐주기라는 논란이 많았다.

지난 몇 년간 통계를 보면 대기업들의 과징금은 애초 산정액에서 무려 40% 가까이나 감액조정 됐으며, 최근에는 대리점주의 자살을 부른 배상면주가 불공정행위에 대한 과징금이 겨우 900만원에 불과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환의원은 4일 공정거래위원회 질의에서 공정위가 지난 6월 '과징금 부과기준 고시'를 개정했으나 문제된 부분들이 개선되지 않아 솜방망이 처벌은 여전하다고 질타했다.

김의원에 따르면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는 3차에 걸쳐 조정이 된다. 1차는 위반한 기간과 횟수에 따라 조정하기 때문에 기준이 명확하다. 그러나 2차조정에서의 감경사유를 보면, 조사협조, 자진시정, 단순과실, 정부시책 부응, 관행 등 여러 가지 사유로 감경을 한다. 기준 자체가 너무 애매하고 자의적인 판단의 소지가 많다.

특히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조정을 해서 최종적으로 과징금 부과액을 결정하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3차조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최종부과 단계이다.

3차조정의 감경사유를 보면,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 위반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 시장이나 경제여건에 비추어 2차조정이 과중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등으로 되어 있다.

최종적인 3차조정이야말로 그야말로 고무줄 잣대이고 임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것을 '임의조정'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2차 조정된 산정금액의 50%까지 조정할 수 있으며, 시장·산업 여건의 현저한 변동이나 지속적인 악화의 경우 50%를 초과할 수도 있다고 되어 있다. 그야말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과징금을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것이다.

김영환 의원은 2차조정의 감경사유를 객관적 기준으로 명확히 하여 공정위의 자의적 감경소지를 줄여야 하며, 특히 3차조정은 완전히 폐지하여 공정위의 재량권을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