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N 취재가 시작되자 금산군청은 해당 현장에 대해 시설 개선 명령을 내렸으며,공사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정민준 기자

[핫 이슈/CTN]정민준 기자ㅣ금산군이 한국타이어 사택 아파트 해체공사 현장에서 방진막 미설치 상태로 고층 철거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규모 비산먼지와 안전 위험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고 언론 취재가 시작되서야 뒤늦게 공사 중지와 개선 명령을 내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행정 방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공사는 금산군 금산읍 상옥리 366-1 일원에서 진행 중인 해체공사로, 발주자는 금산군, 해체공사업체는 ㈜HKC, 감리는 두리건축사사무소가 맡았으며 공사 기간은 2025년 9월 30일부터 2026년 1월 7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18일, CTN 현장 기동 취재 결과 이날 순간 풍속이 시속 15~25km에 달하는 강풍이 부는 악조건 속에서도 철거공사가 중단 없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대량의 비산먼지가 발생하며 인근 주택과 도로, 차량으로 그대로 쏟아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현장에서는 방진막과 차단시설이 미흡한 상태에서 고층부 해체 작업이 이어졌고, 강한 바람을 탄 먼지가 주거지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차량 오염은 물론 시야 장애와 호흡기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 민원도 잇따랐다. 주민들은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수준의 먼지 폭탄”이라며 심각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특히 작업 중 붙들어야 할 방진 장치가 뒷전으로 밀린 채 공정 일정만을 이유로 철거가 강행됐다는 점에서 ‘안전불감증’ 지적도 거세다. 일부 주민은 “바람이 심한 날에도 작업이 멈추지 않았고, 비산먼지가 수십 미터 밖까지 날아왔다”며 “군청은 현장을 관리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CTN 취재가 시작되자 금산군청은 해당 현장에 대해 시설 개선 명령을 내렸으며, 건축과는 시공사와 설계사에 대해 시설 보완 요청을 하고 현재 설계를 다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사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사후 조치’에 그쳤다는 점이다. 주민 불편과 위험이 이미 현실화된 뒤에야 조치가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도 과태료나 행정처분보다는 ‘설계 재검토’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산군민 A씨는 "이제 와서 개선 명령을 내리면 뭐하냐. 먼지는 다 마셨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이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번 공사의 발주처가 다름 아닌 금산군이라는 점에서, ‘자기 식구 감싸기’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군청이 발주한 공사라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의 녹취에서도 “왜 지금에서야 설계를 다시 하느냐”, “처음부터 왜 이런 구조로 공사를 진행했느냐”는 의문이 이어졌으며, 군의 관리 부실이 구조적 문제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산군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공사 재개 시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주민은 “이제는 민원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법적 절차를 통한 피해 구제도 고민 중”이라며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사태는 주민 안전보다 공정 진행을 우선시한 철거 현장과 사후 약방문식 대응은 더 이상 묵과될 수 없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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