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CTN]정민준 기자ㅣ세월을 견디며 도시의 상징이 된 한 그릇이, 어느새 밀키트 박스 한 켠의 소재로 떨어졌다.

대전시가 ‘꿈돌이 가락국수 밀키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 홍보대사 김승수 씨가 협약 기업 ㈜밀팡의 부대표로 재직 중인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시는 이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밀팡과 공동브랜딩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선정 기준·심사 구조·경쟁 절차 어느 하나도 공개하지 않아 공정성을 둘러싼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CTN 본지 취재 과정에서 시는 “절차상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지만, 왜 다수의 지역기업 중 홍보대사 회사가 협약 주체가 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끝내 내놓지 못했다.

협약 필요성, 평가 기준, 외부 검증 여부 등을 묻자 담당자는 “공개할 내용이 없다”는 취지로 답하며 책임 있는 설명을 회피했다. 시가 주장하는 “이익 배분 없음” 역시 협약의 정당성을 입증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시는 최근 꿈돌이 라면·전통주·굿즈 등 연속적인 캐릭터 상품 출시로 ‘꿈돌이 상업화’ 논란에 이미 한차례 휩싸였다. 그 상황에서 홍보대사 기업이 시 브랜드 사업에 참여한 사실까지 확인되며 논란은 브랜드 남발을 넘어 ‘행정 신뢰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특히 대전역 가락국수라는 지역 정체성이 밀키트 상품으로 재가공되면서 “도시의 추억을 시가 상업용 아이템으로 소비한다”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시청 앞에서 만난 A (둔산돌 59)시민은 “꿈돌이도 팔고, 가락국수도 팔고, 이젠 홍보대사 회사까지 챙기는 것 아니냐”며 불신을 드러냈다.

또 B (유성구 42)시민은 “시가 왜 특정 기업에 길을 열어주는지 설명을 못 한다면 그 자체로 문제”, “홍보대사 직함을 가진 사람의 사업에 시 브랜드를 붙이는 건 상식 밖” 이라고 질타 했다. 일부 시민들은 “대전시는 시민의 추억을 지켜야지, 팔아선 안 된다”며 시의 브랜드 운영 방식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시는 협약의 공정성과 절차적 투명성에 대한 시민들의 의문에 명확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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