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CTN]정민준 기자ㅣ충남 금산군의회 김기윤 의장이 제안했다고 밝힌 ‘지역 치안 강화를 위한 유휴 국가재산 활용 건의안’이 지난 26일 전국단위 공식 건의문으로 채택됐지만, 주민들 사이에선 “성과 독식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은 건의안 채택 직후 A 언론을 통해 “금산군의회가 주도해 제안한 사안이 충남을 넘어 전국적 공감을 얻었다”며 자신의 공적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절차는 8월 26일 열린 대한민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제267차 시도대표회의에서 전국 공식 건의문으로 채택될 당시, 안건을 상정하고 실제 설명을 맡은 이는 서천군의회 김경제 의장이다. 즉, 전국 채택이라는 결정적 순간의 주도권은 금산이 아닌 서천 쪽에 있었다는 게 회의 기록과 언론 보도의 일관된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기윤 의장은 “금산군의회가 주도했다”, “내 제안이 전국적 공감을 얻었다”고 홍보하면서 마치 전국 채택까지 직접 이끌어낸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초 발언자’와 ‘실제 주도자’를 의도적으로 뒤섞은 채 성과를 독점하려는 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군민들의 시선도 차갑다. 금산읍에 거주하는 한 주민 B씨는 “처음 말 꺼냈다고 전국 채택까지 다 자기 공으로 돌리는 건 억지 아닌가”라며 “정치인들이 누가 먼저 했는지만 따지는 동안 정작 치안 공백은 여전히 방치돼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금산읍의 상인 C씨는 “주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논의라면 환영이지만, 솔직히 지금 의장의 태도는 치적 쌓기 쇼에 불과하다”며 “치안 공백에 떨고 있는 건 우리인데, 언론에 내세울 성과만 챙기는 모습이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진산면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 D씨는 “자율방범대가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건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럼 당장 예산을 확보하고 장비를 지원하는 게 우선이지, ‘내가 제안했다’는 말잔치가 무슨 의미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자율방범대 대원들 사이에서는 실질적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한 대원은 “우린 사비로 장비 사고, 순찰차 기름값도 걷어 쓰는데 그 고생은 외면하고 의장은 성과 홍보에만 열 올린다”며 “이게 주민 안전을 위한 건지, 개인 홍보를 위한 건지 헷갈린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도 문제를 지적했다. 지역 행정평론가는 “국유재산을 자율방범대 공간으로 활용하려면 법령과 제도 개선이 필수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전혀 없다”며 “성과만 강조하는 홍보성 메시지는 결국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만 키운다”고 진단했다.

군민들이 바라는 것은 화려한 보도자료나 성과 독식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치안 공백을 메울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안전 대책이다.

김기윤 의장이 진정 주민을 위한 정치인이라면, 스스로의 이름을 내세우는 데 몰두할 게 아니라 제도의 허점을 메우고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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