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CTN]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3일 민선 8기 취임 3주년을 맞아 자평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성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했지만,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정책의 실효성과 현장감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학교 급식 중단 사태와 교권 추락 문제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교육청 책임을 회피하거나 원론적 언급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설 교육감은 급식 중단과 관련해 “학교 자율에 따라 대부분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으나, 사전에 위기 조정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교육청의 책임을 현장에 전가한 것이란 지적이다. 급식노동자 처우 개선과 집단교섭 실패의 원인에 대해선 구체적 해명이나 대책 없이 “학생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만 반복했다.

정서 지원 정책에 대해서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교육감은 “에듀웰링센터와 교권보호위원회를 연계해 학생과 교사의 정서 안정에 힘쓰고 있다”고 했지만, 정작 교사 심리방역 체계는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벌어진 교권 침해 사건들에 대해선 특별한 분석이나 구조 개선 방향도 제시하지 못했다.

소규모학교 통폐합과 관련해선 “지역 특성을 고려해 학교 특성화를 추진 중”이라고 했지만, 이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에 대한 임시처방에 불과하다. 둔곡초의 사례를 들며 공간혁신 성공을 강조했지만, 이는 일부 사례일 뿐 전반적인 대전 교육의 방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내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도 교육청은 “교사 연수, 대학 연계 프로그램 확대, 온라인 콘텐츠 강화 등 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교원 수급 불균형, 교육 격차 확대, 행정 부담 가중 등 핵심 문제에 대한 언급은 부족했다. 무엇보다 현장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우려와 의견을 수렴한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설 교육감은 “남은 임기 1년간 미래역량 강화, 정서 지원, 공간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3년간 공허한 수사와 형식적 사업에 그쳤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대전 교육의 신뢰 회복은 정책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성과와 책임 있는 실행으로 입증돼야 한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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