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CTN]홍유선 기자 = 시각장애인 학습공동체 이도는 세계문화탐방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걸어, 볼 만한 세상; 서울」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4월 19일 진행된 행사는 총 15명의 중증 시각장애인이 참가하였으며,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남산 둘레길 탐방과 연극관람 등 다양한 체험과 문화를 경험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올해로 3년째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늘 그랬듯 여느 사회복지 시설이나 자원봉사자 등의 도움 없이 중증 시각장애인 스스로 탐방을 기획하고 진행하였다. 여행지 선정부터 각종 예약 및 마무리까지, 15명의 중증 시각장애인이 사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독립적으로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언제나처럼 서로 의지하고 이끌며, 이동과 식사, 체험 등의 다양한 경험과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갔다.

행사에 참여한 한 시각장애인은 "대중교통 시스템을 이용하여 자유롭게 이동하고, 전맹의 시각장애인도 얼마든지 혼자 산책할 수 있는 남산 둘레길을 걸었다. 또한 배우들의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대학로 소극장에서 느꼈던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는 화면해설 영화와는 다른 맛이있었다. 비록 이동할 때마다 비가 내리는 험난한 일정이었음에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팀원들은 “여가를 즐기고 문화를 소비는 하는 일은 중증 시각장애인에게도 꼭 필요한 일이다. 문화탐방이 단순한 여행이 아닌,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 확대의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라고 전했다.

세계 문화탐방이란 사업명에서 드러나듯, 본 행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의 여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서울을 비롯하여 춘천과 부산 등을 탐방하였으며, 올 6월에는 「걸어, 볼 만한 세상; 대만」편을 계획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학습공동체 이도의 박단우 회장은 "요즘은 장애를 개인의 불능보다는 사회·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 접근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장애의 사회적 모델을 가장 빠르게 체감하는 방법은 여행이다. 우리는 다양한 탐방과 경험을 통해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배워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유선 기자 0314sun@hanmail.net 홍유선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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