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이상혁 팀장 공직문학상 '은상' 수상
- 시 분야 논(論)하니 답(沓)하다

가금현 기자입력 : 2024. 11. 11(월) 14:37
공직문학상 수상/사진제공=당진시
[당진/CTN]가금현 기자 = 당진시 농촌진흥과 이상혁 팀장은 지난 8일 '2024년 공직문학상 작품공모전'에 시 '논(論)하니 답(沓)하다'를 출품해 은상(인사혁신처장상)을 받았다.

공직문학상은 인사혁신처가 주최하고 공무원연금공단이 주관하며 전국의 전·현직 공무원, 공무직과 기간제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권위 있는 문학상이다.

올해는 시, 시조, 수필, 단편소설 등 8개 부문에서 1,152편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국민 투표와 문학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작 46편을 선정했다.

시‘논(論)하니 답(沓)하다'는 영원하지 않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논과 논에 살고 있는 생물체들로 빗대어 농부의 회상을 통해 중의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수상 작품들은 전자책(e-book)으로 제작돼 인사혁신처와 공무원연금공단 누리집에 게시될 예정이다.



'논(論)하니 답(沓)하다'


고개 숙여 고단히 서서 자야 하는

벼를 바라보는 농부의 발 사이로

생(生)이 아슬한 거미가 지나가고

벼를 감싸 안은 논물속으로

쫒긴 무리들이 숨겹게 지나간다.

농부는 검흰머리 나락을

쓰담아 주는 바람에 스르르 눈을 감고

굳게 갈라진 자신의 손을 지그시 만지다

논(畓)의 지난 기억의 답(答)을 찾아 논물속 흙을 움켜진다.


농부는 다문 눈으로

무엇이 살다간 자취의 묘비들이

즐비한 사막흙 사이로

새로운 무엇의 살아갈 물결이 들이쳐

바다가 되는 사막을 보았다.

사막은 영원하리라

흙의 일부가 되어버린 그들도

들이치는 물결에 휩쓸려

흙의 기억과 향기를 잃어버렸다.


새로운 무엇을 위해

사막흙을 머금은 바다는

메케한 냄새를 토하며

크르렁 크르렁 내장을 뒤집고

한번도 보지 못한 그지없을 것 같은

아마조니아 맹그로브 숲을 꿈꾸며

살아갈 무엇이 즐비하도록 몸을 내어준다.

무엇의 간절한 손들은

잡을 것 같아 닿지 못한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

어설피운 맹그로브를 이루고

바다는 다른 그들의 일부가 되어

영원하리라 숭배받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두렵다. 싫다.


그지없을 것 같았던 다른 그들도

몸을 섞은 맹그로브와 바다도

크르렁 크르렁 소리와 함께

즐비한 묘비만 남긴 채 사라진다.

새롭다고 생각했던 무엇도

또 다른 하나의 자취가 되고

사막 흙의 향기를 기억할 수 밖에 없는

새로운 그들이 돌아왔다.

돌아온 그들을 본 농부는

눈가 주름같은 미소를 띈 채

감었던 눈을 떳다.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
가금현 기자 입니다.
긍정적인 사고로 의리를 지키며 살고싶다.
술은 웃음소리가 밖에까지 들리도록 마셔라!
내가 그자리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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