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CTN]윤석열 대통령이 방미를 앞두고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로 러시아와 중국을 강하게 자극하는 발언에 이어 일본에 대해서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0년 전 일로 일본에 무릎 꿇으란 생각 동의 못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좌충우돌 무개념 외교로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윤 대통령은 24일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워싱턴포스트’와 대통령실에서 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경험했고, 그럼에도 전쟁 당사국들은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라며 “나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뭔가 절대 불가능하다거나, 그들(일본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도 80년이 다 돼가는데도, 독일은 지금까지도 매번 사죄와 반성을 하고 있지만, 일본은 우리 국민이 36년간 식민지로 착취와 고통을 당하고도 아직도 속 시원하고 진심 어린 사죄와 반성 한 번 제대로 듣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우리 대통령이 입에서 일본 총리의 입에서나 나올 듯한 발언이 나왔다는데 국민은 경악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국제사회에서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경우에 따라 탄약이나 공격용 무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의미여서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했다.

또, 대만 해협의 긴장 상황을 두고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국제사회와 함께 절대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거칠게 반발했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와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3일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 났다'는 제목의 공동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맹비난하고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중국 외교부의 표현을 한국 정부가 비판한 데 대해 “이 발언이 어떻게 한국의 귀에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이고 어떻게 중국의 국격을 의심케 하는 외교적 결례냐”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를 앞두고 러시아와 중국을 건드려 ‘긁어 부스럼’을 낸 이유가 무엇인지, 무슨 이득을 얻기 위한 깊은 속내가 있는지 장삼이사(張三李四)는 모르지만, 자칫 어설픈 외교로 국익만 크게 훼손하는 최악수를 둔 것은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거기다가 우리 국민이 극도로 꺼리는 일본에 대한 옹호 발언은 그 진의를 떠나서 국민감정을 최악으로 몰아간 것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변변한 자원도 없고 국토도 작은데다 그나마 남북으로 갈려 휴전상태가 70년째 이어져 오는 불안한 형국에 한반도를 둘러싸고 자신들의 국익에만 몰두하고 있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대 열강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국익에 기반한 유연한 외교를 지향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아직도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노동자 문제 등에 대해 일본 정부의 사죄도 없는 가운데 우리 대통령이 먼저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듯한 발언으로 국민을 실망하게 하고 대북 문제에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 큰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자극해 얻어지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년간의 외교는 그야말로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 같은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국민은 이번 방미에서도 제발 사고만 치지 말고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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