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CTN]국회가 지난달 8일 본회의를 열고 학교를 '중대시민재해'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되 '중대산업재해'대상에는 포함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등 교육기관은 교육기관인 학교를 일반 기업, 사업장으로 취급해 중대산업재해 처벌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유감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미 교육시설안전법 등에 책무와 처벌규정이 명시돼 있는 학교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교육활동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법안을 교육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처리한 것은 절차적으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중대시민재해 적용대상에서 학교를 제외한 것은 바람직하다는 평이다.

교총은 이제 학교는 교육시설안전법, 산업안전보건법에 이어 중대재해법에까지 안전, 보건조치 의무와 처벌 규정이 산재 돼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고, 도대체 어떤 경우에 어디까지 누구의 책임인지조차 모호한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법안은 중대산업재해 처벌 대상을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으로 명시하고 '등'에는 안전보건업무 담당자를 포함해 책임 범위에 대한 해석은 물론 동일한 사안에 대해 어느 법 조항이 적용되는지 모호한 상황이다.

이에 교육부와 교육청은 무엇보다 학교가 애매한 상황에서 규정 위반으로 처벌받는 불합리한 경우를 원천 차단하고, 소송 등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해야 하며, 안전 및 보건조치 의무내용에 대한 명확한 안내와 지침 마련부터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교육부와 교육청은 안전, 보건조치 의무사항을 단순히 안내하는 것으로 그칠 게 아니라 학교의 조치 상황을 사전에 점검하고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확인, 지원하는 행정을 반드시 펴야 할 것이며, 학교는 교육기관이며 교원은 교육전문가이지 공사, 시설물 등과 관련한 안전‧측정‧감수 영역의 전문성에는 한계가 있고, 차제에 건물, 시설물 등에 대한 안전, 보건 점검 및 조치 등의 업무는 교육청 단위에서 전문기관과 협력해 전담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어 교육부와 교육청은 향후 시행령 제정과 지침, 매뉴얼 마련 시 이 같은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학교와 교원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