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의 대변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태안군의회가 군민들로부터 호된 질타를 당하는가 하면 감시를 받아야 할 공무원들로부터 비웃음을 사고 있어 안타깝다.
 
태안군의회는 2년 전 다수 군민의 반대로 무산됐던 상임위 설치를 재추진하려다 시민단체로부터 몰매를 맞았다.
 
시민단체는 ‘태안군의회 의원들은 감투욕에 눈이 멀었다고’까지 표현할 정도로 강하게 질타했다.
 
이뿐이 아니다.
 
최근 외유성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나 비난받고 있다.
 
태안군의회 의원들이 다녀온 외유성 해외연수는 지난해 10월 재정이 어려운 자치단체와 고통을 분담한다며 해외연수 관련 예산 1580만원 전액 자진 반납했다.
 
하지만 4개월 만에 슬그머니 해외연수를 잡아 떠났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나 싶다.
 
더 기막힌 일은 지난 7일 벌어졌다.
 
7일 오후 1시경 태안군의회로부터 태안군청출입기자들은 당일 오후 1시 30분 기자 브리핑룸에서 성명서를 발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30분 남겨놓고 성명서를 발표한다는 것도 상식 밖의 일인데 성명서를 발표해야 할 시간에 참석한 기자가 일부 몇 명에 불과하자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연기하겠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여준 것이다.
 
이날 공교롭게도 신문의 날로 많은 기자들이 출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원들의 성명서를 보도해야겠다고 생각한 언론사의 몇 명의 기자들은 분통을 터트려야 했다.
 
군의회 의원 정도면 중요한 성명서라고 생각했다고 하면 몇 일전부터 준비 발표시점을 잡았어야 했고, 언론플레이를 하겠다고 생각했다면 이날이 신문의 날이라는 것쯤은 알고 진행했어야 했다.
 
태안군의회는 전혀 준비가 안 된 한 마디로 주먹구구식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들은 믿고 따라야 할 의회에 대한 불신만 키워가는 것이고, 의원들로부터 감시를 받아야 할 공무원들은 이러한 의원들에 대해 비웃음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이런 수준과 자질로 어떻게 수십년 경험을 가진 공무원들의 행정을 살피고 지적할 수 있겠는가 걱정이 앞선다.
 
의원 뱃지 달고, 의회에 마련된 푹신한 자리에 앉아 허리 굽히는 공무원들로 인해 자만에 빠지는 순간 주민들의 불신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져 간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