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바위頌
최창배 시민기자
임종복 기자입력 : 2013. 01. 01(화) 10:25
나는 연필을 칼로 깎는다.
기계가 아닌 내 손으로 직접 깎아야 글씨도 잘 써지는 것 같고, 가슴도 같이 뛰고, 지혜도 떠오르는 것 같다.
각지지 않고 뽀족하지 않고, 두루뭉실하게... 가장 자연스럽고도 뭉뚝해도 좋다. 굳이 날카롭게 깎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바위는 어떤가 ?
지금도 차령산맥의 끝자락인 왕대산 어딘가에 큰 바윗덩어리가 자기의 발밑을 초점을 두지 않은 채, 묵묵히 그저 바라보고만 있다.
웃는 얼굴도, 우는 표정도 아닌 그저 근엄할 뿐이다.
오랜 세월동안 생각했던 것 보다 만족하지 못한 듯 마냥 실망한 채 무표정으로 서있다.
바윗돌, 태어날 땐 무한한 고초를 겪으면서 원대한 희망을 품고 수천, 수 만년을 거치면서 모진 인내심과 나름대로의 선(善)을 가지고 긴 세월을 살아왔다.
태어난 장소도, 방법도 여러 가지이듯이, 고즈넉한 산사 옆길 따라 능선에 자리 잡아 아무도 없는 깊은 산속에 한 몸 산지기로 사는가 하면, 물밖에 없는 망망대해 풀 한 포기조차 찾을 수 없는 뱃길 알려주는 등대 옆에 자리 잡고 외로이 서있는 바위도 있고, 중생들과 함께하고픈 마음에 인간사회 가까이서 그들의 희노애락을 지켜보고도 있다.
낮과 밤이 없는 동굴 속에서, 심해에서, 벼랑 끝에서, 개울가에서 자연을 스스로 만들면서 고독과 운명을 함께하고 있다.
그는 환경에 따라, 선하고 악하고를 따지지 않는다.
인간들과의 만남에서 고난과 아픔을 느끼면서도, 화를 낼 줄도, 해를 끼칠 줄도 모르며 서 있다.
인간들이 그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면, 인간들의 실수일 뿐, 그의 보복은 더욱 아닐뿐더러, 오히려 인간이 그에게 해를 주는 꼴이 아니던가.
바위, 그는 인간에 의해 여러 모양으로 바뀌고 변화한다.
미국의 국립공원에 있는 역대 대통령의 얼굴로 바뀌고, 부처님의 상이 되어 만천하에 웃는 표정으로 인자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빼곡이 글자들로 채워지기도 하고 그림으로 변하기도 한다.
보령 성주면에 위치한 ㄱ 예술공원만 해도 그렇다.
조각과 그림과 육필시비로도 변하여, 손발도 손상이 가고 허리도 잘록해지고 얼굴도 수술(?)하여 예쁜 모습을 겪으면서 여러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그래도 그나마 잘 정돈되어 뭇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하여, 손때도 맛보고, 사시사철 사랑도 듬뿍 받는다.
그래도, 행여 후에 다시 태어날 또 다른 날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생각하며 보낸다.
그는 그의 몸을 희생하여 인간에 많은 도움을 준다.
둑이나 제방 등 물막이에, 어느 묘비의 영혼의 친구가 되어주고, 잘난 사람들의 기념비가 되기도 하고, 자기 둘레에 나무를 두어 생물을 기르기도 하고, 미세한 이끼의 홀씨가 되기도 하니,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수십 수백 개의 계단이 되어 인간들의 정복감에 희열을 주기도 하며, 그의 몸에 상처를 주어도 실망 없이 바라보기만 한다.
인간들의 모든 괴롭힘과, 겨울과 바람, 세월의 고통을 감내하고 너그러운 모습으로 항상 묵묵히, 꿋꿋이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성인의 모습과도 같다.
내가 연필을 기계가 아닌, 나의 마음이 스며있는 진심으로 내 정성껏 연필을 깎는 이유가 그렇다.
흑연과 나무로 태어나 똘망똘망한 어린이들에게 유일하게 제일 먼저 글을 가르쳐 주는 연필이 그 사람의 정성과 사랑으로 깎이어 좋은 글과 선한 지혜가 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바위 또한 인간들과 어울리며, 덕을 쌓는 과정과 묵직함을 겸비하여 소유하고 있어 우리 인간들과 잘 어울리고, 우직하여 소중함을 알려주듯, 연필과 돌, 이 둘은 많은 닮은꼴임을 알 수 있다.
이제, 2013년 한 해가 또 시작된다.
여러 가지 일들이 훌쩍 지나가는 한 해에 미련을 두지 말고,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를 얼마나 보람 있게 사느냐 다짐해 보아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지혜를 나눠주는 연필 같은 사람, 묵묵히 자기를 지키고 이웃을 돌볼 줄 아는 바위처럼, 깊은 생각을 공유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나처럼 무계획이 계획(?)이듯이 꼭 목적만을 위해 과오를 되풀이 하지 말고, 좋은 일을 찾아 생각을 바르게 하는 것, 삶 그 자체를 보람 있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누고,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것, 그것이 한 해를 맞이하는 또 다른 순수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기계가 아닌 내 손으로 직접 깎아야 글씨도 잘 써지는 것 같고, 가슴도 같이 뛰고, 지혜도 떠오르는 것 같다.
각지지 않고 뽀족하지 않고, 두루뭉실하게... 가장 자연스럽고도 뭉뚝해도 좋다. 굳이 날카롭게 깎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바위는 어떤가 ?
지금도 차령산맥의 끝자락인 왕대산 어딘가에 큰 바윗덩어리가 자기의 발밑을 초점을 두지 않은 채, 묵묵히 그저 바라보고만 있다.
웃는 얼굴도, 우는 표정도 아닌 그저 근엄할 뿐이다.
오랜 세월동안 생각했던 것 보다 만족하지 못한 듯 마냥 실망한 채 무표정으로 서있다.
바윗돌, 태어날 땐 무한한 고초를 겪으면서 원대한 희망을 품고 수천, 수 만년을 거치면서 모진 인내심과 나름대로의 선(善)을 가지고 긴 세월을 살아왔다.
태어난 장소도, 방법도 여러 가지이듯이, 고즈넉한 산사 옆길 따라 능선에 자리 잡아 아무도 없는 깊은 산속에 한 몸 산지기로 사는가 하면, 물밖에 없는 망망대해 풀 한 포기조차 찾을 수 없는 뱃길 알려주는 등대 옆에 자리 잡고 외로이 서있는 바위도 있고, 중생들과 함께하고픈 마음에 인간사회 가까이서 그들의 희노애락을 지켜보고도 있다.
낮과 밤이 없는 동굴 속에서, 심해에서, 벼랑 끝에서, 개울가에서 자연을 스스로 만들면서 고독과 운명을 함께하고 있다.
그는 환경에 따라, 선하고 악하고를 따지지 않는다.
인간들과의 만남에서 고난과 아픔을 느끼면서도, 화를 낼 줄도, 해를 끼칠 줄도 모르며 서 있다.
인간들이 그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면, 인간들의 실수일 뿐, 그의 보복은 더욱 아닐뿐더러, 오히려 인간이 그에게 해를 주는 꼴이 아니던가.
바위, 그는 인간에 의해 여러 모양으로 바뀌고 변화한다.
미국의 국립공원에 있는 역대 대통령의 얼굴로 바뀌고, 부처님의 상이 되어 만천하에 웃는 표정으로 인자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빼곡이 글자들로 채워지기도 하고 그림으로 변하기도 한다.
보령 성주면에 위치한 ㄱ 예술공원만 해도 그렇다.
조각과 그림과 육필시비로도 변하여, 손발도 손상이 가고 허리도 잘록해지고 얼굴도 수술(?)하여 예쁜 모습을 겪으면서 여러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그래도 그나마 잘 정돈되어 뭇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하여, 손때도 맛보고, 사시사철 사랑도 듬뿍 받는다.
그래도, 행여 후에 다시 태어날 또 다른 날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생각하며 보낸다.
그는 그의 몸을 희생하여 인간에 많은 도움을 준다.
둑이나 제방 등 물막이에, 어느 묘비의 영혼의 친구가 되어주고, 잘난 사람들의 기념비가 되기도 하고, 자기 둘레에 나무를 두어 생물을 기르기도 하고, 미세한 이끼의 홀씨가 되기도 하니,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수십 수백 개의 계단이 되어 인간들의 정복감에 희열을 주기도 하며, 그의 몸에 상처를 주어도 실망 없이 바라보기만 한다.
인간들의 모든 괴롭힘과, 겨울과 바람, 세월의 고통을 감내하고 너그러운 모습으로 항상 묵묵히, 꿋꿋이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성인의 모습과도 같다.
내가 연필을 기계가 아닌, 나의 마음이 스며있는 진심으로 내 정성껏 연필을 깎는 이유가 그렇다.
흑연과 나무로 태어나 똘망똘망한 어린이들에게 유일하게 제일 먼저 글을 가르쳐 주는 연필이 그 사람의 정성과 사랑으로 깎이어 좋은 글과 선한 지혜가 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바위 또한 인간들과 어울리며, 덕을 쌓는 과정과 묵직함을 겸비하여 소유하고 있어 우리 인간들과 잘 어울리고, 우직하여 소중함을 알려주듯, 연필과 돌, 이 둘은 많은 닮은꼴임을 알 수 있다.
이제, 2013년 한 해가 또 시작된다.
여러 가지 일들이 훌쩍 지나가는 한 해에 미련을 두지 말고,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를 얼마나 보람 있게 사느냐 다짐해 보아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지혜를 나눠주는 연필 같은 사람, 묵묵히 자기를 지키고 이웃을 돌볼 줄 아는 바위처럼, 깊은 생각을 공유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나처럼 무계획이 계획(?)이듯이 꼭 목적만을 위해 과오를 되풀이 하지 말고, 좋은 일을 찾아 생각을 바르게 하는 것, 삶 그 자체를 보람 있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누고,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것, 그것이 한 해를 맞이하는 또 다른 순수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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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복 기자 imjbpr@naver.com
임종복 기자 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