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지역사회 무시한 경영 안된다

가금현 기자입력 : 2012. 09. 19(수)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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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지난 18일 서산일반산업단지 내에서 지역주민과 서산시 공무원도 모르게 슬그머니 준공식을 가졌다.

2500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 세워 준공식을 가진 SK이노베이션의 행태를 보면 과연 대기업 경영행태인가 싶은 의문이 들 정도다.

문제는 SK이노베이션이라는 대기업이 간판을 내걸고 가동하기 위해 준공식을 가지면서 인근지역 주민은 물론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서산시 공무원 대다수가 모르고 있었다는데 있다.

더욱 기막힌 일은 이 같은 준공식 행사를 가지면서 서산공장 지역사회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물면서 외부에는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는데 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서산지역주민과 서산시의 행정 그리고 지역 언론을 무시한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는 일이다.

SK이노베이션의 내부방침에 의해 결정된 일이라 하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주민이나 행정을 맡아보는 공무원들은 못내 서운한 것은 사실이다.

주민과 일부 공무원들이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경영 행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지난해 5월 기공식에서 보여준 것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용 배터리공장 기공식을 가지면서 지식경제부 장관, 충남도지사, 서산시장을 비롯해 SK그룹수석부회장,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지역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5년간 1조 2000억원의 생산유발과 2500명의 고용창출, 6000억 원의 부가가치 창출 등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각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많은 지역주민들은 큰 기대를 가지고 SK이노베이션이 하루빨리 준공해 불황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지역경제를 살려주기를 희망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8일 지역주민 몰래 준공식을 가졌다.

"SK이노베이션이 서산일반산업단지 내에 둥지를 틀 수 있도록 관계담당 공무원들이 인허가 서류를 직접 들고 종횡무진 뛰어 다녔는데 이렇게 주민과 공무원마저 모르게 살짝 준공식을 가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서운한 속내를 털어놓는 공무원의 심정을 이해할 만하다.

게다가 "SK이노베이션이 우리 동네인데 준공했어요?"라며 반문하는 지역주민대표의 목소리에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실망감만 더 커진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SKMS (SK Management System) 의 경영기본이념을 바탕으로 고객으로부터 선택 받는 기업, 사회로부터 사랑 받는 기업, 구성원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한 지역에 자리 잡아 첫 삽을 뜰 때는 지역사회를 위해 최고의 기업이 되겠다고 큰소리쳐놓고 1년이 넘는 기간을 준비해 가동을 시작하면서 행정을 맡아보고 있는 지자체의 공무원과 지역 주민 대표조차 모르게 한다는 것은 결국 스스로 신뢰를 저버리는 경영행태다.

SK이노베이션이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했는데 이 사회는 어떤 사회인지는 모르나 결국 지역사회만은 철저히 외면하고 무시했다.

그러고도 사랑받기를 원한다면 SK이노베이션의 욕심이다.

지역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경영 행태를 보여줄 때 지역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된다는 것.

SK이노베이션이 모르지 않겠지만 알면서도 실행하지 않기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