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 항만을 포기하는가.

가금현 기자입력 : 2012. 09. 05(수)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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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가 항만을 포기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그나마 유지되고 있던 녹색항만과가 창조개발과라는 이름도 생소한 구시대적 명칭으로 변경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9월말까지 한시적인 조직으로 연장이 안 되는 지역발전사업단이 미래전략사업단으로 명칭이 바뀌고 그 아래 두 부서인 지역발전정책과는 성장전략과로, 녹색항만과는 창조개발과로 바뀔 처지다.

문제는 인근 타 시의 경우 항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부서에서 국으로 승격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항 개발에 눈을 떠야 할 서산시는 뒤로 가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보면서 서산시가 진정 서산대산항의 활성화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알고 있는가를 묻고 싶어진다.

또 국제여객터미널을 세우기 위해 대산지방해양항만청의 청장과 관계자들이 발 벗고 뛰고 있는 것은 물론 이완섭 시장이 주말에도 기획재정부를 방문하면서까지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이 말장난 같은 조직 명칭이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아야 할 일이다.

아무리 한시적인 조직으로 이를 살려보겠다는 의도도 좋지만 보여주기 식 행정은 아니 될 일이다.

구시대적 유물론적 명칭 아래 아무리 좋은 팀 명칭을 사용한다 해도 빛은 바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서산시의 조직에는 항만과 관계된 부서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본 사람들은 최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평택시의 평택항과 당진시의 당진항을 보게 된다.

경제성장이 이곳 항만에서부터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항만이 지역경제 발전에 얼마나 큰일을 하는지 이를 보면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서산시보다 인구수가 적은 당진시의 경우 항만수산과가 있고, 서산시보다 인구가 많은 평택시는 항만지원사업소가 있다.

이 상황에서 서산시는 그나마 있던 녹색항만과를 창조개발과로 명칭을 바꿔 그 아래 항만 관계 팀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아무리 알찬 팀을 여러 팀 만들더라도 한 부서명만 못하다는 것을 잊고 넘어가서는 아니 된다.

실제로 서산시의 이러한 구시대적 조직개편 소식을 접한 항만관련 관계자들은 실망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뿐만 아니다.

서산시의 미래를 걱정하는 많은 주민들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세계적으로 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항만인데 서산시는 입으로만 떠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까지 했다.

또 서산시가 이제 '항만을 포기하는 구나' 라고도 했다.

이렇게 하기까지 분명 이유야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가 어찌되었건 서산의 미래를 열고자 한다면 꼼수가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길을 찾는 것이 올바른 행정이다.

서산시가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내년 1월 출범하는 충남도청 내포신도시 시대를 앞두고 대통령 선거공약에 반영할 공약사업과 서해안권 중핵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벌일 공약사업으로 '서해산업철도 및 대산항 인입철도 건설'과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대산 연장' 등을 들고 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초등학생도 알만한 일이다.

이러면서 서산시는 조직개편과정에 항만과 관계된 명칭을 포기하고 있다.

상급기관에서 물으면 부서 아래 팀에서 찾으면 된다고 설명하겠는가.

생각만 해도 눈 앞이 깜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