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름을 줘야 할 시기에 모내기를 마쳤다.

이는 긴 가뭄으로 인해 물이 없어 모내기를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심어진 모는 물론 밭작물도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였다.

농민들의 타들어간 가슴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이들의 가슴은 그나마 위안이 됐고, 마음의 편안을 찾게 됐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한 공은 넘어가서는 아니 되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는 긴 가뭄을 슬기롭게 이겨갈 수 있도록 행정력을 보여준 공직자를 선정해 포상하는 모양이다.

여기서 우리는 지나쳐서는 아니 될 일이 있다.

공직자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일반 주민이 가뭄대책에 나섰다면 이는 자신의 희생이 뒤따른 것이다.

한 평범한 주민이 긴 가뭄을 극복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하며 선행을 보여준 글이 몇몇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 보도된 내용을 읽은 많은 공무원이나 일반 주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바로 남면 양잠리에 위치한 금호양어장을 운영하는 가재남 고평송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부부에 대한 칭찬은 이 마을 주민 누구를 만나도 들을 수 있다.

그만큼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남을 도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태안군으로부터 그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면서 자신들이 직접 관정한 소형 지하수로 매일 같이 퍼 올린 물로 물고기를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뭄으로 인해 이웃 농민들이 애써 가꿔놓은 고추와 벼가 타들어가는 것을 보고 선뜻 양어장의 물을 그들에게 내준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을 내려 선행을 베푼 주민을 진태구 군수가 알고도 그대로 지나쳐 버린다면 이는 주민을 위한 행정이 아니다.

이렇게 선행을 베푼 주민을 태안군이 앞장서 포상하고, 진정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때 더 많은 주민이 어려운 일에 뛰어들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선행의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포상해야 한다.

이는 공직자를 선정해 포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진태구 군수를 비롯한 전공직자가 알아야 할 사항이다.

공직사회에서 서로 공을 논하며 상을 차지하기 위해 눈치작전을 펼치기 보다는 이 같은 주민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선진공직문화가 되기를 바란다.

금호양어장 두 내외의 쑥스러운 표정으로 겸손해 하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이재필 기자 jefeel2@naver.com 이재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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