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다’ 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맞지 않아 어긋나다, 오고가는 방향이 서로 빗나가다’ 이다. 서로 마음의 틈새가 생길 때에도 이 말을 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변에서는 엇갈린 사랑을 보게 되기도 하고, 문학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기도 한다. 이 주제는 많은 문학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다.

먼저 괴테(1749-1832)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누구나가 다 아는 내용이다. 이 작품을 발표하고 나서 유럽을 강타한 것은 베르테르 복장뿐만이 아니라 후에 붙여진 것이기는 하지만 ‘베르테르 증후군’이다.

젊은 베르테르가 사랑하는 여인 로테를 잊지 못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래서 사랑이든 삶에서든 괴로운 젊은이들이 죽음을 택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한창 연예인 자살로 이어진 비극에 이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나 역시 한때는 베르테르의 깊은 사랑에 많은 공감을 했다. 가슴 설레기도 했다. 행복인지 불행인지 목숨 바쳐 사랑할 대상이 없었다.

그런데 현실에 다가선 나는 그의 사랑에는 차마 다 공감 할 수 없었다.
‘사는 것이 다 그런 것이지, 철이 없기는…….’ ‘결혼하면 베르테르 역시 한 남자이고, 가장일 것인데.’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현실을 부정하지 못하는 내 삶을 탓할 수밖에.
하지만 문학작품이기에 그의 사랑에 공감을 한다. 괴테 자신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렇게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그래서 작품의 묘미가 아닐까.

언젠가 ‘플라토닉 러브’와 ‘에로스’를 가지고 지인들과 짧은 토론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모두가 현실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후 알퐁스 도데(1840-1897) 역시 그의 작품 「아를르의 여인」도 마찬가지다. 20세 젊은 청년 장이 아를르의 여인을 잊지 못해 어머니가 말려도 마당의 돌멩이로 떨어져 죽는다.

장은 부모가 반대하는 아를르의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장이 아를르의 여인을 잊은 것 같았지만 결코 아니었다. 그래서 그의 어머니는 그녀와 결혼을 시켜주겠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는 다 잊은 것처럼 행동을 한다. 그렇지만 장은 사랑하는 마음을 견디지 못하고 한밤중에 계단을 올라가 떨어져 죽고 만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현실만 생각하는 내가 답답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아프게 죽도록 사랑을 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면서도 다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세상의 때가 무척 많이 묻었다는 증거이다.

어떻게 어머니 앞에서 죽어야 했는가. 자식을 키우고 있는 나는 아찔하다는 생각도 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는데’ 하면서 말이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누구도 강요할 수 없는 선택 말이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죽음을 선택했다는 어리석음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는 사랑을 하는 연인들에게는 무식하고 감정이 메마른 사람일 것이다.

얼마나 사랑하면 죽음을 선택해야 할까? 문학작품은 문학작품으로서의 충분한 가치와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작품을 통해 우리는 카타르시스적인 꿈과 위로를 받기 때문이다.

작품을 읽으면서 안타까워하고, 같이 공감하며 슬퍼하고, 사랑을 이루었을 때는 기뻐하고, 진정한 작품의 가치이다.

주변의 수없는 문학과 영화와 이야기들이 사람의 감정을 촉촉하게 매만지는 작업을 한다. 사람이 살아가고 있다는 존재가치는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 그리고 아직도 미움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기쁘다. 살아있음에 사랑도 하고 미움도 할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만이 엇갈리는 사랑이 있는 것은 아니다.
주절주절 떠든 나는 아찔한 사랑들을 생각하면서 공연히 마음 설레는 하루가 될 것 같다.

임종복 기자 imjbpr@naver.com 임종복 기자 입니다.

• CTN 신문사 블로그
• CTN 네이버 블로그
• CTN 방송
• CTN 페이스북
• CTN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