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호기(豪氣)와 객기(客氣)

아동문학가 김진경

임종복 기자입력 : 2012. 02. 28(화) 11:25

가가

가끔 사용하는 말 중 ‘호기’와 ‘객기’라는 말이 있다. 살아가면서 전혀 가당치도 않은 생각을 하거나 행동을 할 때 ‘객기’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다. 하지만 그에 반해 호기라는 말은 그다지 사용하지 않고 호탕하다 말한다.

호기의 사전적 의미는 ‘씩씩한 기상, 호방한 기상.’이라 풀이하고 있다.

객기는 표의문자인 한자이므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객기의 뜻은 ‘객쩍게 부리는 혈기, 분수를 모르는 俠氣(협기)’ 라 풀이하고 있다. <협기란 (대장부다운) 호탕한 기상, 호협한 기상. 객쩍다는 뜻은 말이나 하는 짓이 실없고 싱겁다.>

요즘 주말 드라마 ‘광개토태왕’을 열심히 시청하고 있다.
주인공인 담덕은 호기와 객기를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아는 인물이다. 물론 드라마이니 픽션과 논픽션이 적절하게 사용되었을 것이다.

우리 역사 중 가장 많은 땅을 정복한 왕이기에 광개토태왕의 호칭을 가진다. 담덕은 백성을 위하거나 나라의 국운이 달린 문제에서는 과감할 정도의 호기가 있다.

안 되는 일에 대해 빨리 포기하는 모습도 보여 주고 있다. 재빠른 포기와 자신의 자리를 찾는 것도 다음을 위해서는 호기라 할 수 있겠다.

때로 자신의 젊음과 혈기로 인해 객기를 부리고자 할 때는 주위의 충성스러운 신하들이 말리면 듣기도 하고, 때로 그대로 밀고 나갔다가 실패도 한다.

그리고 신하들이 말리면 분하지만 지그시 눌러 참는 모습을 보면서 저것은 객기라기보다는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잘 모를 때는 한 번쯤 객기를 부려서 주위의 반응을 보고 재빠른 대처를 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영웅들은 대체적으로 객기조차도 성공으로 이끌어가는 인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인물은 하늘이 낸다는 말이 있는가 보다.

사람은 빈틈이 있기에 매력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때때로 빈틈을 만들지 않으려다가 그것이 빈틈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나를 포함한 주변의 사람들을 보면 공연한 문제로 또 결과를 뻔히 아는 일인데도 우기는 경우를 본다. 또 끝까지 밀고 나가다 자그마한 실수로 조금은 멋쩍은 일을 겪기도 한다. 혹시나, 행여나 하는 아쉬운 미련이 마음의 상처로 남기도 한다. 공연한 기대라고 해야 할까?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 선다. 진지하거나 아니면 호기 또는 객기로 어떤 일인가를 선택해야 할 때에 냉정해지기가 쉽지 않다.

주위에서 조차도 냉정한 조언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음 한 번 비우면 조금 더 넓은 것을 볼 수 있는데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의 시각은 좁기만 하다.

비상식과 비논리적인 경우인데도 우기면서 행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한 객기이다. 주위의 사람들이 너무 피곤하다. 다른 사람은 다 아는데 자신만 모르기에 보고 있는 사람은 그저 딱하다는 생각이다.

어느 드라마에서는 ‘법이란 잘 피해가라’고 있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 법을 어겨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적절한 법이 아닌 것은 더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상식과 논리가 잘 들어맞아가는 상대방과의 대화는 무척 즐겁다. 대화하는 사람으로서 한 수 배우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한 수 배우는 대화를 한 나는 요즘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