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관공서 주차장선 도색하는 날인줄 알았다.

가금현 기자입력 : 2011. 09. 25(일)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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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당국의 보여주기 식 캠페인에 주민들은 발목이 잡혔다.

지난 9월 22일 '승용차 없는 날'이라는 그럴싸한 캠페인을 벌였지만 이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 무늬만 차 없는 날이 됐다.

문제는 이러한 캠페인에 앞장서 실천해야 할 공직자들마저 인식하지 못하고 출근길에 차량을 운행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 캠페인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조차 모른 채 차량을 몰고 왔다가 근무지 정문 앞에서야 아차 한 것이다.

결국 몰고 온 차량은 청 밖 도로변과 공터, 타 영업소 주차장 등에 주차를 시켜 놓다보니 웃지 못 할 광경이 벌어지게 됐다.

넓은 청 내 주차장은 텅 비었으나 청 밖 곳곳은 이들 공무원들의 차량들로 빈틈없이 주차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주차 할 곳을 찾아 자신이 업무 볼 곳 주변을 몇 바퀴씩 도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이는 행정당국의 홍보부족과 상급기관에서 하라니까 하는 식의 구시대적 낡은 행정이 낳은 결과물이다.

특히 '승용차 없는 날'캠페인은 관공서 직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전주민이 동참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하는 범국민적 캠페인이라는 사실을 잊은 것에 대해 안타깝다.

1997년 프랑스 서부 항구도시인 라로쉐에서 처음 시작돼 세계 수많은 도시로 확산된 이 캠페인은 일년 중 단 하루만이라도 자가용을 타지말자는 상징적인 캠페인으로 시작됐다.

이날만큼은 대중교통, 긴급차량, 생계형 차량을 제외한 자가용 운전자들이 자발적으로 자가용 운행을 자제하는 날이다.

올해 승용차 없는 날은 자동차로 인한 온실가스, 대기오염, 교통체증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저탄소 녹색도시를 구현하자는 취지에서 '대체 이동수단 이용'을 주제로 개최됐지만 결국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캠페인이 됐다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 캠페인에는 "공무원들이 차를 밖에 주차하기에 오늘 군청 주차장선 도색하는 줄 알았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없어야 하겠기에 하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