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란 것이

보령예지회 회원 이정자

주룩주룩 장마비가 온다.
사이사이 아니 온 듯한 평온한 모습일 때는 잔잔히 이 맘을 읽어주고 있다.

해마다 치루어야 하는 교육이 또 시작되었다.
며칠만 받으면 되었지만, 테스트라는 것이 있어 결코 편하지만은 않은 교육이다.
올해는 주로 백제문화에 대한 프로그램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내포시대의 백제문화, 이 문화가 있어 한 시대를 장식했던 우리의 내포문화. 이수를 해야하는 과목들이다.

무령왕능의 유물 중 금속공예 부분으로 목걸이, 귀걸이 등을 슬라이드로 관찰해 보는 시간이 있었다.
서로 연결시키는 고리를 만드는 부분에서, 금을 실처럼 늘리어서 그 가닥으로 고리를 만들고는 한 바퀴 두 바퀴 예쁘게 감아가며 매듭까지 해내었는데, 그 모습을 어찌 수공이라 할 수 있을까, 아니 수공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조심스러웠다.
매끄러워야 할 텐데.., 끊어지진 않을까...
왕이 사용하고 왕비가 쓸 것인데 얼마나 조아리며 정성을 기울였을까, 보는 사람도 조이게 하였다.
환두대도의 용무늬에서도, 금으로 구슬을 (0.4mm) 만들어 일일이 장식하였는데 일류 장인인지 이류 장인인지도 구별이 되는 비교와 함께 금속을 다루어 놓은 모습은 정성을 다 했을 장인의 숨결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의 빛나는 문화엔 이런 정성어린 장인정신이 깃들어졌기에 가능한 것임을 내내 가슴 조이며 보았다.
그저 숨이 차오를 뿐이다.

교수님의 이러한 열강 속에서도 녹음은 짙어져 가며 우여우여 날은 어김없이 갔다.
최종날인 7일 째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 시간이 미쁘게도 돌아온 거다.
제출한 시나리오에 맞추어 시연을 해야 하는 테스트이다.
심사위원 중 전 부여박물관 관장님도 계셨다.
시연에는 제한시간이 있다. 주요 체크사항이다. 초과하면 감점이다.

아침 9시 30분. 드디어 시작되었다.
한 분, 두 분..... 무리 없이 잘 해나간다.
해설사의 경력이 오래되신 분이나, 신규인 분이나 하나 같이 소명의식과 함께 잘 이끌어 갔다.
막상 쉬는 시간에 모여서 얘기해보면 떨렸다고 하는데도 듣기엔 자연스러웠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진행되고 있는 시간이면 서로를 응원하며 경청을 하였다.

이젠 내 차례이다.
옆 사람과 손바닥을 마주친다.
시나리오를 기억하면서 해내야 한다.
마이크를 잡았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
“~ ;;;;;;;;;;;;;;;;;”

두근거리던 맘은 언제였는지 마치고 나니 시간 내에는 끝내었다.
서로들 눈인사를 나눈다.

심사위원의 총평에서도 제한 시간을 중요시 하였다고 한다. 관광객들의 가용시간을 존중하라는 얘기다.
오후 5시가 되어서야 50여 명이 다 끝났다.
O ․ X 문제도 아닌 시연이라는 통과의례가 올해도 이렇게 지나갔다.

우리 지역에 있는 ‘충청수영성’을 주제로 하면서 우리의 역사문화라는 것이 내가 살고 있는 바다에서도 조상님의 얼이 아니 스친 곳이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자각해 보며 머리칼을 날리고 싶어진다. 달리고 싶어진다.

팔딱팔딱 뛰는 생명이 있는 어항으로 갈까~

임종복 기자 imjbpr@naver.com 임종복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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