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CTN]정민준 기자ㅣ한국가스기술공사가 공공기관의 경직된 총인건비 규정으로 인해 직원들의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4만 일이 넘는 미사용 휴가를 떠안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재정 부담이 38억 원에 달해 공사 운영 전반에 심각한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휴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전문 인력을 안전 현장에 투입하는 ‘머릿수 채우기식’ 인력 운용이 반복되면서 국민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소속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은 10일 이 사안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산업통상자원부의 제도 점검을 촉구했다.

장 의원은 "총인건비 제도에 막혀 발생한 보상휴가가 가스기술공사 현장의 비효율성을 높이고 재정 부담을 키우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특히 비전문 인력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 업무에 대거 투입되는 상황은 즉각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공공기관의 경직된 인건비 운영 제도가 현장의 안전과 효율성을 저해하고 재정 건전성까지 위협하는 구조적 모순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어, 제도개선을 위한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고압가스 및 배관망을 365일 관리해야 하는 필수 안전기관으로 휴일근무가 불가피하지만, 총인건비 규정상 휴일근무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할 수 없어 보상휴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업무 특성상 보상휴가 사용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로 인해 미사용 보상휴가가 누적된 상태다.

2024년 기준 보상휴가 누적 미사용 일수는 2,811일로, 이에 따른 충당부채는 약 6억 4천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직원들이 사용하지 못한 연차 저축휴가가 37,992일, 이에 따른 충당부채가 31억 4천만 원으로 집계되면서 미사용 보상휴가와 연차를 합친 총 누적 휴가는 40,803일, 충당부채는 3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기술공사는 휴가 미사용으로 인한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현장에 전문성이 부족한 인력을 투입하는 등 비효율적인 운영을 반복하고 있다.

배관망 구조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인원이 순찰 업무를 맡거나 기술 숙련도가 부족한 인력이 정비 작업을 담당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국민 안전에 직접적인 위험이 되고 있다.

인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임시직 채용 규모도 크게 늘어나 최근 3년간 임시직 인건비 및 채용비용으로만 276억 원이 투입되는 등 예산 낭비가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공공기관의 경직된 인건비 제도가 현장의 안전과 효율성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드러났다고 분석하며, 제도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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