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CTN]정민준 기자ㅣ추석 연휴를 앞두고 산림청 중부지방산림청(청장 안병기)이 충북 제천시 청풍면 ‘국립제천치유의숲’에서 산불방지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 점검이 ‘실제 예방 체계 강화’보다는 ‘연휴 전 관행성 점검행사’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산림청은 “중부지방산림청과 치유의숲 직원이 합동으로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점검 항목이나 개선 조치, 위험요인 발견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산불 대응 체계 점검이라면 ‘무엇을 점검했고, 어떤 보완이 필요한지’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수임에도, 보도자료 수준의 원론적 설명만 내놓은 셈이다.

이번 점검은 추석 연휴(10월 3일~9일) 기간 입산객 증가에 대비한다는 취지였지만, 최근 10년간 추석 연휴 동안 발생한 산불 21건 중 절반 이상이 ‘입산자 실화’와 ‘농산폐기물 소각’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현장 방문보다 실질적 예방대책—예를 들어 입산 통제 강화, 지역 농민 대상 소각 행위 단속, 감시 인력 확대—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중부지방산림청은 ‘계도기간’을 설정해 “위험 행위 단속과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매년 반복되는 같은 문구의 캠페인성 대응으로는 산불 원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 실제로 충청권 산불의 다수는 인적 부주의에서 비롯되었는데, 단속 공무원 수나 예산, 지역자율감시단의 운영 실태에 대한 언급은 이번에도 없었다.

지역 주민들은 “산불 예방 계도보다 실질적인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며 “산불이 나면 피해는 우리가 입는데, 점검은 늘 ‘치유의숲’ 같은 홍보성 장소만 돌아보고 간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립제천치유의숲’은 이용객 안전과 치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지만, 정작 산불 대응 인프라(소화수조, 진화장비, 인근 산악 진입로 정비 등)에 대한 구체적 점검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산불 방지의 핵심은 ‘행사성 점검’이 아니라 지역별 위험요소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감시 체계 확립”이라며 “특히 추석 연휴처럼 입산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산림청이 직접적 예방조치—예를 들어 감시드론 투입, 불법소각 사전단속—을 실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병기 중부지방산림청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산불예방과 대응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말뿐인 “강화”가 아닌 현장 중심의 실행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이번 점검 역시 보여주기식 행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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