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CTN]정민준 기자ㅣ세종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추진과 관련해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대통령-시·도지사 간담회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7가지 이유’를 들어 직접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시장은 4일 오전 10시 시청 2층 정음실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이 말을 꼭 대통령께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하루 일찍 상경했다”며 “해수부 이전은 옳지 않다. 이는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을 저해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대통령에게 ‘7가지 이유’를 들어 해수부 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국정 효율성 저하다. 그는 “해수부가 행정수도에서 떨어진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효율성이 올라갈 이유가 없다”며 “행정수도란 대통령실, 국회, 각 부처가 통합된 공간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법적 근거 부재를 들었다. 최 시장은 “해수부는 법적으로 서울 외 지역으로 이전이 제한되는 부처 중 하나가 아니며, 세종시로의 이전은 법 개정이 동반되었는데, 유독 해수부는 아무런 입법조치 없이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국가적 공약과 어긋난 점도 언급했다. “세종시는 행정수도 완성을 목표로 설계된 도시다. 대통령실, 국회, 중앙부처, 공공기관이 모여야만 그 명분이 성립한다”며 “해수부 이전은 이러한 기본 틀을 흔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공론화와 지역 협의 절차 부족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최 시장은 “이전이 확정되기 전까지 지역사회와 단 한 차례도 협의가 없었다”며 “지방자치 이후 예산이든 정책이든 자치단체와 협의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인데, 이번에는 그 기본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세종시가 입게 될 경제적 손실도 우려했다. 그는 “해수부 및 관련 기관 인력 1500여 명, 가족 포함 3000여 명이 이탈하면 연간 1000억~1500억 원의 지역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전 시점에 대한 비합리성과, 해수부 직원 및 가족의 생활권 혼란도 문제로 지적됐다. “중학생,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을 고려하면 최소한 3년의 유예기간은 필요하다”며 “해수부 직원들은 단순히 공무원이 아닌 지역 주민이다. 이들의 삶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7가지 이유를 대통령께 말씀드렸고, 대통령께서는 ‘해수부 이전은 해양 도시 부산의 상징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답했다”며 “다만 대통령직속 위원회나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법 개정 없이 옮길 수 있는 기관의 세종 이전은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수도 완성 로드맵을 조속히 공개해 줄 것과 함께 향후 부처 및 공공기관의 체계적 이전 계획이 동반돼야 한다”며 “이대로 해수부만 떼어가는 방식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끝으로 “이것은 단순한 해수부 한 부처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행정의 큰 원칙과도 관련된 사안”이라며 “향후 정치적 부담이 있더라도 세종시장으로서 시민들과 함께 계속 목소리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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